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예상을 뒤엎고 선두 SSG까지 위협한다. 아이러니컬하다. 키움은 시즌을 치를수록 강정호가 '필요 없다'는 걸 증명한다.
예상대로 두 번째 파국이다. 강정호가 최근 키움에 KBO리그 복귀를 포기하겠다고 전했다. 키움도 강정호의 입장을 받아들였다. KBO도 접수했다. 이로써 지난 3월 키움의 강정호 '기습 계약' 사건은 완전히 실패로 끝났다.
강정호의 2020년 여름, 2022년 봄 키움 복귀 시도 및 팬들의 엄청난 비판과 복귀 철회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 하나가 있다. 두 차례 모두 키움이 강정호를 설득해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다. 음주운전으로 삼진아웃을 당한 강정호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과적으로 키움은 이 결정이 모순이라는 걸 입증했다. 구단은 강정호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현장에선 역설적으로 개막 후 경기를 거듭할수록 왜 강정호가 필요 없는지 증명하기 때문이다. 다른 배경을 떠나 키움의 현재 내야진 구성을 보면 강정호는 정말 필요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일단 골든글러브 유격수 김혜성의 2루수 전향은 완벽한 성공이다. 김혜성은 먼 거리 송구 정확성 약점을 감춘 대신 빠른 발을 활용한 넓은 수비범위라는 강점을 극대화, 키움의 중앙내야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
유격수는 2년차 김휘집(2002년생)이 공수겸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확실한 주전이라고 할 수 없지만,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시즌 초반에 주전을 맡았던 신준우(2001년생)와 김주형(1996년생)에 비해 공수밸런스가 좋다. 셋 모두 미래가 창창한 20대 초~중반 영건이다.
김민성(LG) 이적 후 주인공을 찾지 못한 3루는 결국 송성문이 꿰찼다. 1루는 일발장타력을 갖춘 전병우와 김웅빈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김수환이 기회를 얻는다. 장기적으로 신인 박찬혁도 주요 경쟁자다.
즉, 키움 내야에서 1992년생 전병우를 제외하면 30대를 찾아볼 수 없다. 전병우조차 만 서른일 뿐이다. 물론 대다수 군 복무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차례로 입대하면 서로 공백기를 메우고도 남는다.
더구나 올해 키움은 신인드래프트서 박동원(KIA)의 반대급부로 2라운드 지명권만 두 장을 갖고 있다. 신인을 잘 뽑기로 유명한 키움 스카우트팀은 이 기회를 벼른다. 아무리 봐도 수년간의 공백기에 KBO 징계로 1년 더 쉬어야 하는 강정호가 키움 내야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심지어 영건 내야수들이 키움 내야 수비력을 업그레이드 했다. 이들이 키움의 2위 질주에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나다. "강정호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었다"라는 고형욱 단장의 말은, 역설적으로 고 단장과 프런트의 트레이드 수완 및 스카우트 능력으로 모순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강정호는 정말 키움에 필요 없는 선수다.
[키움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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