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헌법재판소 로고. /헌법재판소 홈페이지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다음 달 14일 사형제 관련 헌법소원의 공개변론이 열리는 가운데 헌법재판소가 ‘한동훈 법무부’ 측에 사형제 관련 의견서 제출을 요청했다고 한다. 헌재는 이번 공개변론에서 참고인 수를 두 배로 늘리는 등 본격적인 심리에 착수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헌재는 공개변론을 앞두고 헌법소원 이해관계인인 법무장관을 대리하는 정부법무공단에 이달 안에 의견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이미 지난해 1월 문재인정부 법무부가 의견서를 제출했지만, 새 정권의 의견을 듣기 위한 절차로 보인다. 법무부 관계자는 “의견서는 정부법무공단과 내용을 조율해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헌재가 배포한 공개변론 관련 자료에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제출한 의견서 내용이 담겼다. 추 전 장관은 의견서에서 “사형이 범죄의 해악성에 비례해 부과되는 한, 객관적 정의감정에 근거한 응보의 발로로서 오히려 정의에 합치된다”며 사형제 존치 입장을 밝혔다.
또 “사형제 존속 여부는 선진국 또는 인권국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며 “사형제가 생명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형제 폐지 주장의 핵심 논거인 법원의 오판 가능성에 대해선 “사법제도의 숙명적 한계”라며 “(사형제 폐지가 아닌)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엄격한 증거조사 절차 및 심급제도, 재심제도 등의 제도적 장치와 그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앞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사형제 폐지 여부는 국가형벌권의 근본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로, 형사정책적 기능과 국민 여론, 법 감정 등을 종합 검토해 신중하게 접근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이번엔 사형제에 대해 이전과 다른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있다.
통상 헌법소원에서 청구인과 이해관계인 측의 참고인은 각 1명이지만, 헌재는 이번 사건의 경우 각 2명을 정할 것을 요청했다. 청구인 측은 “헌법재판관들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다는 취지로 참고인 수를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헌 결정이 난 두 차례 사형제 헌법소원에서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 수는 1996년 2명, 2010년 4명이다. 특히 2010년엔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 2명도 보충 의견으로 “현행 사형제는 오남용 위험이 있다”며 여론 수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위헌 법률 결정이 나오려면 헌재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미 유남석 헌재소장과 이석태·이은애·문형배·이미선 등 5명의 재판관이 앞선 청문회 등에서 사형제 폐지 입장을 밝히거나 ‘적극 검토’ 의견을 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