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서울월드컵경기장 이현호 기자] 한국-브라질전에 특급 카메오 세징야(32, 대구FC)가 등장했다.
2일 저녁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한민국과 브라질 축구대표팀의 친선 A매치가 열렸다. 아시아 최강 한국과 남미 최강 브라질의 맞대결은 브라질의 5-1 대승으로 끝났다.
승부를 떠나 모든 게 훈훈한 스포츠 이벤트였다. 6만 4천여 한국 홈팬들은 원정팀 브라질 선수들에게도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네이마르, 비니시우스, 다니 알베스 등 브라질 선수들은 화려하면서도 간결한 플레이로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날 관중석에는 브라질 출신 대구FC 공격수 세징야가 앉아있었다. 세징야는 대구에서 함께 뛰는 브라질 동료 라마스, 제카와 함께 상암을 찾았다. 3명 모두 아내와 동행해 총 6명이 한 줄에 나란히 앉았다.
세징야는 자타공인 K리그 최고의 슈퍼스타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일반인 코스프레'를 시도했다. 평소에 탈 일이 없었던 서울지하철 6호선을 타고 경기장까지 온 것이다.
한국-브라질전 직관을 위해 지하철에 탑승했던 팬들은 때 아닌 세징야 등장에 깜짝 놀랐다. 한두 명씩 몰리기 시작하더니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내릴 즈음엔 수십 명이 세징야를 둘러싸고 사진을 찍었다. 세징야는 모든 사진 요청에 웃으며 응했다.
세징야는 2번 출구 앞에 있는 카페 'FC서울 팬파크' 2층에서 기자와 만났다. "대구에서만 사람들이 알아볼 줄 알았는데 서울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서 깜짝 놀랐다"고 들려줬다. 기자와 인터뷰를 마친 뒤에는 세징야 지인들이 세징야 얼굴을 브라질 국기로 가리고 카페 밖으로 나갔다. 그럼에도 세징야를 알아보는 팬들은 줄지 않았다.
이날 세징야는 한국 대표팀 유니폼을 착용한 채 직관했다. 등에는 'CESINHA' 이름과 등번호 11번이 새겨있었다. 세징야 팬이 한국 귀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건넨 선물이다.
경기장에 입장해서도 세징야를 향한 사진 요청은 끝이 없었다. 세징야는 미소를 잃지 않고 축구 팬들과 추억을 남겼다. 팬들이 자신을 태그해서 SNS에 게시하면, 해당 게시글을 재공유했다. 재공유한 게시글이 수십 개에 달한다.
대구FC 관계자는 "세징야 등 우리팀 브라질 선수들이 휴가를 맞아 서울로 브라질 경기를 보러 갔다. 구단 측에서 티켓을 구해주고 싶었지만 남은 표가 없었다. 세징야가 지인을 통해 티켓을 구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날 그라운드 위에서는 네이마르가, 그라운드 옆에서는 세징야가 팬서비스의 정석을 보여줬다. 유명 브라질 축구인들의 유쾌하고 겸손한 팬서비스 문화가 한국 스포츠에 널리 퍼지길 기대해본다.
[사진 = 세징야, K리그 브라질 SNS, 마이데일리]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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