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좀 더 자기 상황을 인정하는 것 같다."
KIA 'FA 통산 147억원 사나이' 최형우는 최근 타격 페이스가 확연하게 올라왔다. 시즌 성적은 51경기서 166타수 40안타 타율 0.241 4홈런 22타점 20득점 OPS 0.747 득점권타율 0.241. 그러나 최근 10경기는 타율 0.324 4홈런 5타점 7득점이다.
최형우의 순출루율은 0.146. 추신수(SSG, 0.162)에 이어 리그 2위다. 타격감이 바닥이었던 4~5월에도 출루능력은 살아있었다. 다만, 최형우 특유의 호쾌한 한 방이 좀처럼 나오지 않으면서 하위타선에서 흐름이 끊기는 느낌은 있었다.
그래서 최근 10경기서 홈런만 네 방이 나온 게 고무적이다. 6번 타순에서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을 연결해주고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시작은 인정이다. 김종국 감독은 3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좀 더 자기 상황을 인정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만 39세다. 전성기에 비해 당연히 신체능력이 떨어졌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눈 야구는 살아있지만, 스윙 스피드와 파워는 하락했다. 퇴화된 신체능력을 감안해 히팅포인트를 다시 맞추고 밸런스를 잡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큰 틀에서 보면, 최형우의 부진은 2021년부터 시작됐다. 최형우는 어쩌면 지난 1년간 이 부분에서 시름했다고 봐야 한다. 어쩌다 한 방이 터지고 취재진을 만나도 "아직 멀었다"라고 했다. 결과를 떠나 과정에서 확신을 하지 못했을 수 있다.
자신을 인정한 뒤, 인내하는 과정은 끝난 것일까. 김종국 감독은 분명히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본다. "(타격)포인트가 앞으로 왔다. 스윙스피드도 빨라졌다. 몸의 회전이 샤프해졌다. 빨리 넘어간다"라고 했다.
지난 2개월간 호조를 1~2경기 이상 이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4경기 연속안타를 날렸다. 3일 수원 KT전서도 안타와 볼넷 1개씩 두 차례 출루했다. 6회 내야안타의 경우, 배제성의 패스트볼을 제대로 맞췄다. 배제성이 원 바운드 타구를 글러브로 툭 치면서 느리게 굴절됐다. 최형우가 전력질주,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유독 올 시즌 최형우의 전력질주가 돋보인다. 프로로서 지극히 당연하다. 다만, 최형우의 질주에 간절함이 보인다. 모처럼 좋은 타격리듬을 탔으니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라고 봐야 한다. 이런 장면이 모이고 모여 가을에 결과가 만들어진다. 21년차 베테랑이 모를 리 없다.
최형우의 올 시즌 결말은 예측하기 어렵다. 최근 상승세를 기점으로 완전히 폭발할 수도 있고, 하락세로 돌아갈 수도 있다. 최형우도 부활하고 KIA도 가을야구에서 행복한 마무리를 하는 게 베스트 시나리오다.
일단 최형우는 지금의 좋은 흐름을 최대한 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 김 감독은 "그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좋아질 것 같다. 타격밸런스가 확연히 좋아졌다"라고 했다.
[최형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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