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1981년 7월17일 서울 잠실 야구장. 잠실야구장 개장 기념을 하기위해 고교 최강팀인 경북고, 부산고, 천안북일고, 군산상고 등 4개팀이 야구대회를 열었다.
7월17일 결승전. 경북고 2학년생이던 유격수 류중일은 부산고 에이스인 좌완 김종석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이 역사에 남은 잠실 야구장 개장 1호 홈런이었다.
당시 까까머리 경북고 2학년이던 류중일은 한양대를 거쳐 삼성 라이온즈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선동열 감독 밑에서 코치를 맡았던 류중일은 삼성 감독에 올랐다. 삼성왕조를 만들었던 류감독은 LG로 옮겼지만 우승은 하지 못한 채 2020년 시즌을 끝으로 프로 유니폼을 벗었다. 지금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감독을 맡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자신이 역사에 남은 첫 홈런을 터뜨린 잠실 야구장이 부서진다는 마이데일리 기사를 보고 “축하할 일이다”라고 쿨하게 대답했다.
전혀 아쉬운 티 없이 잘됐다는 투의 말을 이어간 류중일 감독은 “하하. 내가 첫 홈런 쳤는데 아쉽지 않나고요?”라며 되물으며 “아이고 그런건 없어요. 잠실야구장이 한 40년 됐나? 그죠? 내가 첫 홈런 쳐서 그런게 아니고 돔구장이 생긴다는데 축하할 일이죠”라고 웃으며 답했다.
사실 잠실에 돔구장이 생기기 때문에 40년전 개장한 잠실 야구장이 사라진다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는 야구인은 없을 듯 하다.
KBO관계자도 “야구인들이 잠실 야구장을 돔으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했다”며 “서울시가 우리의 요구를 들어줘서 기쁘다. 잠실 야구장의 역사는 어쩔 수 없지만 새로운 돔구장이 생긴다는 데 그 정도는 감내해야한다”고 밝혔다.
빠르면 내년부터 본격적인 건설에 들어갈 잠실 돔구장은 오세훈 시장이 일찌감치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지난 달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이를 공개적으로 밝혀 공식화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달 23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문화정책 공약을 발표하면서 “서울 잠실야구장을 재건축해 3만석 규모의 돔구장을 짓겠다”라고 밝혔다.
오세훈 시징은 이날 “얼마 전 허구연 KBO총재와 의논을 했다”면서 “잠실 마이스 복합문화간 조성 사업 일환으로 돔 구장을 추진하게 된다. 3만석 이상의 수퍼아레나급 구장을 K-팝 공연장 기능을 겸용하는 돔구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과 허구연 총재는 지난 4월 24일 잠실 야구장에서 만나 이날 경기를 관전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때 ‘돔구장 건설’을 의논했다는 것이 오세훈 시장의 설명인 것이다.
지방 선거때 이미 잠실 돔구장은 오세훈 시장이 공약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 프로야구 관계자들은 차질없이 이를 추진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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