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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AFPBBNews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일본 전자업체인 샤프에서 근무하다가 삼성전자로 이직한 엔지니어가 두 기업의 차이점과 삼성이 우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 것이 화제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샤프에서 퇴사한 후 삼성전자의 LCD 사업부(현 삼성 디스플레이)에 입사한 다케우치 카오루씨는 지난 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에 자신의 경험을 담은 칼럼을 투고했다.
그는 삼성이 샤프를 제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엄격한 보안, 기술 유출 방지책, 경쟁사 동향 파악, 성과주의와 직원 복지 등을 꼽았다.
카오루씨는 "샤프는 대규모 적자를 겪는 반면 삼성의 실적은 매우 좋았다"며 "기술자로서 두 회사의 차이가 무엇일지 궁금했다. 삼성이 왜 강한 것인지 직접 보고 듣고 싶었다"고 이직의 배경을 설명했다.
카오루씨가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엄격한 보안'이다.
삼성전자 내 수석 엔지니어였던 그는 일본 내 부장급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사내에서 꽤 높은 위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PC를 사외로 반출할 수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
심지어는 종이에도 금속 파편이 박혀 있어 복사기가 금속을 감지하지 못할 경우엔 복사조차 할 수 없었다. 서류를 외부로 유출하려 하면 출입구의 센서가 금속을 인지해 경보기가 울렸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휴대폰엔 전용 앱을 설치해 카메라가 작동할 수 없게 했고 서류를 방치할 경우 경고를 받게 됐다. 카오루씨는 "샤프서 근무할 땐 서류를 쌓아둔 채 귀가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삼성이 경쟁사들의 동향을 살피는 모습도 경쟁력 있는 요인으로 꼽았다. 삼성은 LG와 대만의 이노락스, AUO 등을 경쟁사 분석 리스트에 포함했으나 그 중 일본 기업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카오루씨는 "샤프의 간부는 샤프의 패널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졌다고 했지만, 이는 완전한 망상이었다"고 언급했다.
카오루씨는 삼성이 강한 두 번째로 원가 경쟁력을 꼽았다.
LCD(액정표시장치)를 가장 먼저 개발한 업체는 샤프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 주도권을 삼성에 빼앗기게 된다.
두 기업 제품의 조달비에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재료비 등의 변동비의 경우 샤프가 10달러가량 더 높았다. 여기에 샤프의 인건비와 설비 등 고정비용은 삼성의 두 배에 달했다. 결국 삼성은 샤프 제품 생산가의 60~80% 수준으로 패널을 생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카오루씨는 삼성의 '제품 연구에 대한 열정'을 칭찬하기도 했다.
그는 "삼성은 연구 개발에만 2000명에 가까운 인력을 투입한다"며 "향후 1~2년 후까지 내다봤던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LCD뿐만 아니라 그다음 단계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에도 먼저 착수했다. 각 부문의 요소 기술을 하나로 묶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상하는 부문 간 융합과 이를 위한 아이디어 모임도 활발했다"고 전했다.
삼성 성공의 마지막 이유론 사내 성과주의 문화와 높은 수준의 직원 복지를 들었다.
삼성은 절대적인 성과주의로 임원들을 대우했는데, 차량이 지원된 것과 더불어 연봉은 3000만~4000만엔(한화 약 2억8900만~3억8500만원)에 달했다.
여기에 성과별 인센티브는 별도로 제공됐다. 때문에 직원들이 필사적으로 일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또 "일본의 경우 직원이 퇴사하면 타사로 기술이 유출되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삼성은 이를 막기 위해 임원이 퇴직할 경우 2년 간 소득을 보장해준다"며 "기술자에 대한 삼성의 처우는 일본 기업과 천양지차(천지 차이, 하늘과 땅 사이)"라고도 설명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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