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만 만나면 드리블하는 김병지, 이번 올스타전에서도 한풀이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 2002 월드컵 레전드들이 한일월드컵 20주년을 맞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002 월드컵 멤버를 포함해 전현직 남녀 축구선수로 구성된 '레전드팀'은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14세 이하(U-14) 대표팀을 상대로 '2002월드컵 20주년 기념 레전드 올스타전'을 치렀다. 이날 경기에서 레전드팀에는 히딩크 감독이 벤치에서 함께했고 김병지, 이영표, 최전철, 송종국, 이을용 등이 출전했다. 오범석과 조원희 등도 출전했고 여자대표팀의 공격수 지소연도 함께 경기를 치렀다.

레전드팀의 골키퍼로 선발 출전한 김병지는 이날 올스타전에서도 히딩크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드리블을 시도했다. 김병지는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지난 2001년 열린 칼스버그컵 파라과이전에서 중앙선 부근까지 드리블을 시도했고 당시 벤치에서 지켜보고 있던 히딩크 감독은 대노했다.

히딩크 감독은 2002 월드컵 20주년 올스타전에서 김병지가 드리블을 하자 환하게 웃으며 엄지를 들어올리며 즐거워했다. 김병지는 이날 올스타전을 앞두고 "20년전에 보여드린 드리블이 있는데 못다한 드리블을 오늘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감독님이 그만하라고 할 때 까지 할 것"이라며 웃었고 경기 중 자신이 예고한 드리블을 선보여 모두를 즐겁게 했다.

김병지는 그 동안 히딩크 감독이 벤치에서 지켜볼 때마다 드리블을 시도하며 한풀이를 했다. 지난 2014년 열린 'K리그 올스타 with 팀박지성' 경기에서 히딩크 감독이 지휘한 팀박지성의 선수로 출전한 김병지는 K리그 올스타팀을 상대로 드리블을 시도하기도 했다.

김병지는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대회 개막 직전까지 이운재와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쳤지만 결국 2002 월드컵 본선에서는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월드컵 20주년 기념 올스타전에서 선발 출전한 후 잠시 해설 마이크를 잡았던 김병지는 "이번에 히딩크 감독님을 만났고 히딩크 감독님이 해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하라고 하셨다. 감독님에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정말 존경하지만 감독으로서는 약간 섭섭했다'고 말씀드렸다"며 솔직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섭섭한 감정을 털어 놓았다는 뜻을 나타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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