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 KIA는 두 명의 선수가 레전드들을 소환한다.
주인공은 마무리 정해영과 1루수 황대인이다. 두 사람은 각각 1998년 임창용, 2009년 김상현을 소환하려고 한다. KIA는 1998년 임창용 이후 23년간 세이브 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타점왕도 2009년 김상현이 마지막이었다.
1998년은 해태 시절이었다. 임창용은 34세이브로 세이브 왕을 차지한 뒤 1999년 양준혁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임창용이 1999년에도 38세이브로 세이브 왕을 차지했지만, 타이거즈가 배출한 구원왕은 아니었다. 특히 2001년 KIA 출범 이후에는 한 명도 없었다.
올해 정해영은 15세이브로 세이브 부문 공동 1위다. 2020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2년차이던 2021년부터 마무리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34세이브로 이 부문 3위를 차지했다. 전문 마무리 2년차에 생애 첫 세이브 왕에 도전한다.
공동 1위 김택형(SSG)은 5월 초 팔 부상으로 개점휴업 중이다. 정해영은 김택형이 쉬는 사이 꾸준히 세이브를 쌓아 공동 1위에 올랐다. 김택형은 컴백해도 세이브 숫자를 늘리지 못할 수도 있다. SSG는 서진용의 페이스가 상당히 좋다.
그러나 경쟁자는 많다. 14세이브의 고우석(LG)도 제법 경험을 쌓은 마무리투수다. 13세이브의 오승환(삼성)은 설명이 필요 없는 레전드다. 그 뒤로 최준용(롯데, 12세이브), 김재윤(KT, 11세이브)이 추격 중이다.
그래도 KIA 전력이 나름 괜찮다는 점에서 정해영의 세이브왕 등극 가능성은 충분하다. 타선도 괜찮고 전상현, 장현식, 이준영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도 탄탄하다. 정해영이 올 가을 임창용을 소환하면 한 단계 성장하는 건 확실하다.
황대인은 46타점으로 1위다. KIA는 2009년 김상현(127타점) 이후 타점왕과 거리가 있었다. 2009년 이후 100타점을 넘은 선수는 2015년 브렛 필(101타점), 2016년 이범호(108타점), 2017년 최형우(120타점), 로저 버나디나(111타점), 2018년 안치홍(118타점), 2020년 최형우(115타점), 프레스턴 터커(113타점) 등 적지 않았으나 타점왕과는 인연이 없었다.
황대인은 풀타임 1루수 1년차다. 전임 감독 시절 플래툰 적용을 받았지만, 올 시즌에는 좌우투수 가리지 않고 상대한다. 타점을 제외해도 타격 모든 수치에서 2015년 데뷔 후 커리어하이다. 김종국 감독도 황대인의 타격 스킬이 한 단계 진화했다고 평가한다.
정작 황대인의 올 시즌 목표 타점은 80개다. 현재 페이스로는 가볍게 넘을 게 확실하다. 그럼에도 욕심을 부리지 않고 매일 최선을 다하는 타격을 강조한다. 타점 욕심이 없다기보다 의도적으로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 자세가 돋보인다.
황대인의 경쟁자들도 화려하다. 한유섬(SSG, 45타점)에 부활한 박병호(KT, 44타점), 김현수(LG, 40타점), 팀 동료 소크라테스 브리토(40타점)까지. 아직은 생애 첫 타이틀홀더를 전혀 장담하기 힘든 시기다.
그래도 황대인이 타점왕을 할 수 있다면 본인의 성장은 두말할 게 없고 팀도 기분 좋을 수밖에 없다. 2009년 타점왕 김상현은 KIA를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다. 올해 뉴 타이거즈도 단순히 가을야구 복귀만 노리지 않는다.
[정해영(위), 황대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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