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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1주차 경기에서 4전4패를 기록했다. 12세트를 내줄 동안 단 한 세트도 얻지 못했다. 참가팀 중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한 팀은 대한민국 밖에 없다.
굴욕적인 결과를 받아든 세자르호지만 이미 예견됐다. 모 배구인은 “전패만 하지 말라”고 개막 전부터 당부할 정도였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여자국가대표팀은 지금 ‘세대교체’과정에 있다. VNL에서의 참패와 세대교체 과정을 보면서 딱 떠오르는 팀이 있었다. ‘리빌딩’중인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이다. 여자국대와 한화의 공통점이 있어서다.
우선 여자배구부터 짚어보자. 여자배구 국대팀의 세대교체는 타의에 의해서이다. 도쿄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김연경을 비롯해서 양효진, 김수지가 약속이나 한 듯 ‘국대 은퇴’를 선언했다. 그래서 여자배구는 어쩔수 없이, 타의에 의해서 세대교체 과정을 밟고 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리빌딩도 그를 듯 한 것 같지만 세대교체와 다름 아니다. 한화는 배구와 달리 자의적으로 세대교체를 단행중에 있다. 정민철 단장이 부임한 후 팀의 노장들을 은퇴시키거나 자유계약으로 풀어줬다.
이렇듯 ‘자의’냐 ‘타의’냐의 차이점이 있을 뿐 여자국가 대표팀과 한화는 똑같은 과정 중에 있다.
세대교체나 리빌딩은 언젠가는 거쳐야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현재 여자배구팀과 한화는 거의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두 팀 모두 세대교체나 리빌딩을 할 만한 선수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새로 집을 지으려고 할 때 가장 큰 요소는 집을 지을 만한 ‘자재’가 있어야 한다.
한화가 리빌딩을 한다고 할 때 가장 큰 문제가 바로 대체 자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었다. ‘될성 부른 떡잎’이 많이 보여야 리빌딩이 가능한데 실상은 ‘도토리 키재기’인 그저 그런 선수들만 있었다는 것이 야구계의 평가였다. 그런 탓에 현재 한화는 밑바닥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다.
여자배구팀도 크게 다르지 않다. 17년간 국가대표의 ‘대들보’였던 김연경이 은퇴를 했고 ‘서까래’였던 양효진과 김수지도 동시에 대표팀에서 물러났다.
이들이 언제가는 대표팀에서 은퇴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지만 한꺼번에 은퇴하는 바람에 이 3명을 대체할 자원이 부족하거나 없다는 것이 큰 문제였다. 고스란히 그 후유증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 국가대표팀에서 이 3명을 대체할 선수가 누구인지 물어볼 수 밖에 없다. 대답은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다.
아직 어리다는 핑계를 댈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난다고 해도 이 3명의 기량을 따라 갈 것 같은 선수가 있는 지 묻고 싶다. 본인들은 마치 자기들이 ‘김연경처럼’ 될 것 같지만 쉽지 않다는 것이 배구판의 공통된 의견이다.
어떤 배구인은 따끔한 충고를 했었다. ‘너 자신을 알라’였다. 김연경이라는 월드클래스급 선수가 있는 덕택에 대한민국 여자배구팀이 그래도 지금까지 세계대회에서 경쟁력을 갖추었다.
현재 국가대표 선수들 가운데 세계적인 선수는 커녕 아시아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선수가 있는 지 냉철하게 봐야한다는 지적이었다.
여기에다 국대급 선수인 이재영-다영은 대한배구협회가 영구 국가대표 자격 박탈이라는 중징계를 내려버렸다.
지구 반대편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선수들이다, 하지만 평가는 냉정해야 한다. 승부의 세계에서 ‘졌잘싸’는 없다. 선수들은 먼저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
[사진=VNL홈피]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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