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마녀2', 세계관 확장만 남긴 속편 [마데핫리뷰]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본격적인 '마녀 세계관'의 막이 올랐다. '파트2. 디 아더 원(Part2. The Other One)'이라는 부제로 4년 만에 돌아온 '마녀'는 낯선 얼굴 신시아를 앞세워 마녀의 기원을 짚어나갔다. 하지만 전하고픈 내용이 꽤 장대한데다 등장인물까지 여럿이라 다소 산만하고 깊이마저 잃었다. 아쉬움만 짙게 남긴 '마녀2'다.

정체불명 집단의 무차별 습격으로 비밀연구소 아크가 초토화되면서 평생을 실험체로 지내온 소녀(신시아)는 홀로 살아남아 세상 밖에 발을 내딛는다. 이후 소녀는 우연히 만난 경희(박은빈)의 도움으로 농장에 숨어 지내며 따스한 일상에 적응해나간다.

소녀가 망실되자 마녀 창시자 백총괄(조민수)은 다가올 위험에 대비하려 본사 요원 조현(서은수)에게 소녀를 제거하라는 비밀 지령을 내린다. 아크의 관리를 책임지는 장(이종석) 역시 사라진 소녀의 행방을 쫓으며 사건을 파헤친다. 여기에 경희의 농장 소유권을 노리는 조직 우두머리 용두(진구), 상해에서 온 토우 4인방이 얽히고설켜 각자의 목표를 위해 싸운다.

'마녀2'는 전편에 이어 박훈정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마녀' 부제가 '파트1. 더 서브버전(Part1. The Subversion)'이었던 만큼 진즉이 속편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으나, 오랜 기다림이 무색하게 '마녀'에서 느꼈던 매력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로지 세계관 확장에만 주력한 듯 서사를 풀어내기에 급급한 모양새였다. 나오는 상황마다 죄다 헐겁고 긴장감이 낮아 인물들의 매력도 함께 추락해버렸다.

영화는 소녀를 둘러싼 존재를 비추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한다. 때문에 주요 관전 요소인 소녀의 파괴적 본성을 마주하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지나치게 느린 속도 탓에 소녀가 뿜어내는 괴력을 보고도 별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지경에 이른다. 중간중간 재미 담당으로 투입된 용두는 어색한 헛웃음만 짓게 할 뿐이다.

묵었던 체증은 후반부 토우 무리와 조현의 대결 장면에서 비로소 시원하게 풀린다. 초인간적 속도로 목장을 가로지르며 새로운 차원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단순히 위아래, 양옆이 아닌 예측 불가능한 움직임을 통해 시각적 쾌감을 안긴다.

오는 15일 개봉. 상영시간 137분. 15세 이상 관람가.

[사진 = NEW]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