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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구름 위 존재의 칭찬,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이마나가는 7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홋카이도 토요히라구 삿포로돔에서 열린 2022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와 교류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투구수 117구,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
일본프로야구계에서 탄생한 올 시즌 세 번째 대기록. 이마나가는 지난 4월 10일 사사키 로키(치바롯데 마린스)의 '퍼펙트게임'과 5월 11일 히가시하마 나오(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노히트 노런'에 이어 세 번째로 위업을 썼다.
이마나가의 노히트 노런은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96번, 85명째로 센트럴리그에서는 지난 2020년 8월 15일 오가와 야스히로(야쿠르트 스왈로스) 이후 36명째를 마크했다. 그리고 요코하마 구단 기준에서는 지난 1970년 6월 9일 키토 히로시 이후 무려 52년 만에 4번째로 대기록을 만들어냈다.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이마나가는 0-0으로 맞선 2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키요미야 코타로와 6구 승부를 펼친 끝에 볼넷을 내주면서 '퍼펙트'는 무산됐다. 그리고 8회 수비를 마치기 직전까지 득점 지원도 없었다. 하지만 이마나가는 흔들리지 않고 노히트 투구를 이어갔다.
늦었지만, 타선도 응답했다. 요코하마는 9회초 공격에서 사노 케이타의 안타와 에비나 타츠오의 볼넷으로 2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미야자키 토시로가 두 명의 주자를 불러들이며 뒤늦게 리드를 안았다. 이마나가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아사마 다이키-이마가와 유마-노무라 유키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마침내 노히트 노런을 완성했다.
일본프로야구는 물론 일본 국가대표와 호주에서도 아주 잠깐 뛰는 등 수많은 경험을 쌓았던 이마나가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매우 침착했다. 포수를 껴안고 기쁨에 가득 찬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이마나가는 발로 홈 플레이트를 쓸어 깨끗하게 만든 후 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정도에 그쳤다. 구장 내 수훈 인터뷰 때도 표정에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이마나가가 활짝 웃은 장면은 따로 있었다.
이마나가는 '적장' 신조 츠요시 감독의 극찬에야 미소를 지었다. 이유는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신조 감독을 동경해왔기 때문. 일본 '풀카운트'에 따르면 신조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이마나가를 향해 "손도, 발도, 안타도 나오지 않았다"며 "템포도 좋고, 코스도 완벽했다. 좋은 투수"라고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신조 감독의 인터뷰를 전해 들은 이마나가는 그제서야 미소를 지었다. 이마나가는 "신조 감독은 어릴 때부터 동경의 대상이었고, 같은 후쿠오카현 출신"이라며 "구름 위의 존재이기 때문에 칭찬을 받는 것이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고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이마나가는 "설마 내가 노히트 노런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모두가 아무것도 아닌 투수를 이끌어줬다"고 겸손한 소감을 전하며 "솔직히 9회말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뒤의 일을 상상했고, 그대로 이루어졌다. 퍼펙트 게임 달성에 실패했지만, 분하지는 않다"고 기쁨의 소감을 전했다.
이마나가는 지난 2013년 13승 7패 평균자책점 2.71로 '커리어 하이' 성적을 거뒀다. 2019년 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으로 발탁돼 금메달을 목에 걸 정도로 탄탄 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2020년 시즌 중 어깨 수술을 받는 등 2021시즌까지 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노히트 노런과 완봉승을 포함해 3승(무패) 평균자책점 1.25으로 반등에 성공, '좌완 에이스'로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일본 국가대표 시절 이마나가 쇼타, 니혼햄 파이터스 신조 츠요시 감독.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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