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다시 8번으로 갈 수도 있어요."
키움 외국인타자 야시엘 푸이그는 한 고비를 넘겼다. 5월25일 잠실 LG전 직후 타율 0.198로 규정타석 타율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5월26일 잠실 LG전부터 6월2일 고척 삼성전까지 멀티히트 네 차례를 포함한 7경기 연속안타로 애버리지를 2할3푼대까지 올렸다.
그 사이 타순은 4번에서 8번으로 내려갔다. 홍원기 감독은 푸이그를 5월21일 고척 한화전부터 8번에 배치한 뒤 페이스를 올려도 8번에 둘 수 있다고 했다. 실제 푸이그가 8번에서 살아났고, 4번에 배치된 김혜성의 생산력도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철저한 실리주의자다. 자신의 말을 뒤집는 두려움보다 중요한 건 결과물이다. 푸이그가 감이 좋으면 4번으로 돌아오는 게 맞다. 최근 이정후의 타격감이 아주 좋은 건 아니지만, 이정후와 푸이그가 3~4번에 붙어서 시너지를 낼 때 타선이 최대치의 생산력을 발휘할 수 있다. 홍 감독이 스프링캠프서 구상한 그림이었다.
그래서 올 시즌 홍원기 감독을 취재하면서 느끼는 건 코멘트 하나, 하나를 굉장히 신중하게 한다는 점이다. 좀처럼 '단정'하지 않는다. 야구는 팀도, 타선도, 마운드도 애버리지의 법칙에 지배된다. 지금 좋은 흐름의 키움 마운드와 수비가 언제 고꾸라질지 모른다. 하물며 푸이그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바라보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는 건 사령탑의 당연한 자세다.
홍 감독은 연장 10회 결승 홈런을 터트린 4일 대전 한화전도 냉정하게 바라봤다. "극적인 홈런을 쳤지만 그 전 타석에선 삼진도 나왔다"라고 했다. 이런 부분 때문에 다시 타순을 조정할 여지도 얼마든지 열어둔 상태다.
홍 감독은 "득점루트를 생각하다 보니, 테이블세터부터 중심타선까지 강하게 몰아붙일 때는 푸이그가 4번에 있어야 한다고 봤다"라고 했다. 한편으로 "그것도 변동 가능하다. 흐름상 득점확률을 높이는 타순을 짠다고 보면 된다"라고 했다.
푸이그가 상징적인 4번 타자가 아니며, 중요한 건 푸이그의 타격감과 키움의 승리라는 게 홍 감독 지론이다. 푸이그가 지금은 4번 타순이지만 다시 흐름이 좋지 않으면 8번으로 갈 수도 있고, 4번에 계속 붙어있을 수 있다. 그에게 '4이그', '8이그'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단, 홍 감독은 푸이그가 현 시점에서 그래프가 더 꺾일 것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푸이그는 변화하는 과정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한국 투수들을 1~2번 정도 상대해봤으니 승부를 하는 요령을 알았을 것이다"라고 했다. 푸이그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며, 푸이그가 4번에서 득점권 장타를 때리는 게 최상이라는 사실은 변함 없다.
[푸이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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