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내가 치고도 너무 멀리 가서 놀랐다."
KT는 디펜딩챔피언답지 않게 4~5월에 중~하위권을 전전했다. 간판타자 강백호와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가 부상에 신음했다. 일부 간판들은 작년만한 생산력을 올리지 못했다. 외국인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도 이탈했고, 불펜도 흔들렸다.
그 중에서도 타선이 가장 골칫거리였다. 2021-2022 FA 시장에서 4년 42억원 계약을 맺은 포수 장성우는 책임감이 컸다. 장성우는 9일 고척 키움전 직후 솔직하게 얘기했다. "박병호와 여덟 난쟁이 시절도 있었는데"라고 했다.
그런 장성우는 9일 고척 키움전서 결정적 만루포 포함 5타점을 생산했다. 5타점 경기는 생애 두 번째였다. 그래도 장성우는 할 말이 있었다. "(박병호와 여덟 난쟁이 시절) 그래도 그 와중에 나는 홈런 6개를 쳤다"라고 했다.
장성우는 올 시즌 54경기서 타율 0.256 7홈런 22타점 OPS 0.792. 자신의 한 시즌 홈런 커리어 하이(2021년 14홈런)의 절반을 개막 후 2개월만에 몰아쳤으니 실제로 그런 말을 할만하다. 장성우의 홈런이 몇 차례 꽉 막힌 KT 타선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
최근 타격감도 뜨겁다. 5회 타일러 에플러의 143km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비거리 130m 좌월 그랜그슬램을 터트렸다. 투수친화적 고척돔에서 보기 드문 대형 홈런이었다. 장성우는 "내가 치고도 너무 멀리 가서 놀랐다. 찬스에선 집중력이 생긴다"라고 했다.
웃으며 건넨 말이었지만, 사실 장성우는 고액연봉자답게 책임감이 앞선다. "타순에 관계 없이 찬스가 올 때 좋은 타격을 해줘야 한다. 적은 나이도 아니고, 내 성적보다 팀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한다. (강)백호도 다치고, 외국인타자도 부상이라 힘들었다. 병호 형이 정말 잘해주셨다"라고 했다.
장성우는 희망을 얘기했다. "우승했던 작년에도 우리 타선이 그렇게 강한 건 아니었다. 투수들이 강하다 보니 집중력 있게 막아줬고, 좋은 분위기에서 타선이 점수를 낸 것이었다. 이제 백호가 100% 컨디션이 아닌데도 돌아왔으니 힘이 생긴다"라고 했다.
실제 KT 타선은 돌아온 강백호가 시즌 첫 멀티히트를 날리며 타격감을 올렸다. 박병호가 주춤하지만, 새 외국인타자 앤서니 알포드도 주말 상무와의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올린 뒤 다음주에는 1군에 들어온다. 좋아질 일만 남았다.
장성우는 "그동안 투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잘 버텨줘서 고맙다. 이제 타자들이 잘 해야 한다. 내 타격감도 괜찮다. 찬스에서 잘 쳐서 만족스럽다. 감독님도 찬스가 아닐 때 못 치고 돌아오자 '기대도 안 했다'라고 하시더라"고 했다.
[장성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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