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457억원을 투자했는데…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2020-2021년 FA 시장에서 류현진을 4년8000만달러에 영입했다. 상징적 의미가 있었다. 토론토의 역대 첫 한국인 메이저리거였으며, 리빌딩을 끝내고 윈 나우로 돌아서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투영됐다.
실제 토론토는 류현진 영입과 동시에 야마구치 순도 미일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영입했다. 2020-2021 FA 시장에선 조지 스프링어, 마커스 세미엔(텍사스 레인저스), 2022-2023 FA 시장에서 케빈 가우스먼, 기쿠치 유세이 등을 잇따라 영입했다, 트레이드 시장에서도 2021년 호세 베리오스, 2022년 맷 채프먼을 연이어 데려오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바라볼만한 뎁스를 만들었다.
세월이 흐르고 중간평가를 해도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분명한 건 토론토의 아시아 시장 공략이 실패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야마구치는 2년 635만달러 계약을 맺었으나 1년밖에 버티지 못했다. 2020시즌 17경기서 25⅔이닝을 소화, 2승4패1홀드 평균자책점 8.06에 그쳤다. 결국 야마구치는 일본으로 돌아갔다.
토론토로선 가장 뼈아픈 선수가 류현진이다. 당시 토론토 역대 투수 최고금액으로 류현진을 잡았지만, 결과적으로 단축시즌으로 치러진 2020년에만 12경기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로 제 몫을 했다. 2021시즌에 14승(10패)을 따냈지만, 평균자책점 4.37은 이름값에 미치지 못한 수치였다. 전반기 막판부터 시작된 기복이 후반기에 심화되면서 에이스 자리까지 빼앗겼다.
올 시즌에는 6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5.33으로 더욱 초라하다. 팔뚝 부상을 이유로 두 차례나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심지어 팔꿈치 염증까지 추가됐다. 7넌 전 어깨수술을 집도한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나 팔뚝, 팔꿈치 정밀검진 및 상담을 받기로 한 상태다.
류현진과 토론토는 2023시즌까지 계약된 상태다. 최악의 경우 4년 계약의 마지막 2년이 아무런 성과 없이 지나갈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서 토미 존 수술 진단을 받으면 올 시즌은 말할 것도 없고 내년 복귀도 쉽지 않다. 그렇게 되면 이 계약은 토론토로선 완벽한 '악성 계약'이 된다.
토론토는 기쿠치와의 3년 3600만달러 계약도 첫 시즌부터 삐걱거린다. 기쿠치는 9일(이하 한국시각)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⅔이닝 2피안타 2탈삼진 4볼넷 3실점으로 시즌 3패(2승)를 떠안았다. 평균자책점 4.44.
올 시즌 11경기서 퀄리티스타트는 단 2회, 5이닝을 넘긴 경기도 단 5회에 불과했다. 캔자스시티전의 경우, 초반부터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너무나도 심했다. 이적 후 한 경기 최소이닝 소화에 그쳤다. 토론토로선 류현진의 이탈로 선발진 후미가 약화된 상황서 기쿠치마저 들쭉날쭉하니 난감할 수밖에 없다.
캐나다 토론토스타는 "류현진은 곧 돌아올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다. 그의 부상이 몇 주, 몇 달, 심지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인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로스 스트리플링과 기쿠치가 훨씬 더 많은 불확실성을 가져왔다. 기쿠치는 투구의 일관성을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이래저래 토론토와 아시아 선수들의 궁합이 좋지 않다. 토론토가 사실상 1억16000만달러(약 1457억원)를 공중에 날릴 판이다.
[류현진(위), 기쿠치(아래).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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