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예비 FA가 5명이나 있는데 이렇게 'FA로이드'가 터지지 않는 팀은 처음 본다.
LG의 2022시즌 기대 요소 중 하나는 바로 'FA로이드'였다. FA와 스테로이드의 합성어로 FA 신청을 앞둔 시즌을 치르는 선수가 FA라는 동기부여를 통해 '폭발'한다는 뜻을 지닌다.
마침 LG에는 예비 FA 5명이 존재한다. 4번타자 채은성, 안방마님 유강남, 투수진의 리더 임찬규, 전천후 좌완 함덕주, FA 재수생 서건창까지 모두 굵직굵직한 이름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FA로이드'를 폭발하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28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LG로서는 'FA로이드'로 인한 몸값 폭등을 걱정하는 것보다 FA라는 동기부여로 개인 성적이 폭발하면서 팀이 선두권으로 향하는 것이 먼저인데 정작 뜨거운 시즌을 보내는 선수는 1명도 없다.
그나마 채은성이 타율 .295로 3할에 가까운 타율을 보여주고 있지만 홈런은 달랑 2개 밖에 치지 못해 4번타자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파괴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채은성은 스스로 "나는 장타자가 아니다"라고 주장하지만 지난 해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리면서 평균 홈런 17개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오히려 올해 장타력이 감소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현재 그의 장타율은 .416로 지난 해(.452)에 비해 떨어진 상태다.
최근 몇 년간 타격 지표에서 하락세가 두드러졌던 유강남은 올해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3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했던 2018년(.296)을 기준으로 2019년 .270, 2020년 .261, 2021년 .252로 꾸준히 타율이 감소했는데 올해는 타율 .233에 머무르고 있다. 그렇다고 장타력이 두드러지는 것도 아니다. 홈런 개수도 2개가 전부다. 장타율은 .313로 출루율(.317)보다 낮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FA는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다. 후회가 없어야 스스로도 마음이 홀가분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결과는 뜻대로 나오지 않고 있다.
올해 토종 1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임찬규도 3승 4패 평균자책점 6.16으로 시련을 겪고 있다. 지난 해 1승 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90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피칭을 보여줬고 무엇보다 구속이 크게 증가한 모습을 보여 누구보다 2022시즌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로 꼽혔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잠실 키움전에서 3⅓이닝 7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하고 1군에서 자취를 감춘 상태로 지난 5일 두산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4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터뜨렸으나 류지현 LG 감독은 "구위를 회복해야 1군 복귀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재수'를 선택한 서건창도 뚜렷한 성적이 나오지 않아 고민이 크다. 지난 해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복귀한 서건창은 144경기에 모두 출전했지만 타율 .253 6홈런 52타점 12도루를 기록, 주전으로 도약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타율을 남기면서 급기야 FA 신청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절치부심하면서 올 시즌을 준비했지만 현재 타율 .212 1홈런 11타점 5도루로 실망 그 자체다. 지금은 오른쪽 옆구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다.
지난 해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함덕주도 FA라는 동기부여가 주어졌지만 실적이 쌓이지 않고 있다. 올 시즌 구원투수로 출발했으나 2군에서 선발 전환 작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11일 KT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감감 무소식'이다. 류지현 감독은 "함덕주는 통풍이 왔다. 두산 시절에도 통풍으로 쉬어간 적이 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따라서 선발 전환 프로젝트가 계속된다면 꽤 긴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물론 아직 시즌이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이들이 반등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있다. 과연 LG의 예비 FA 5인방은 언제쯤 'FA로이드'를 '수혈'할 수 있을까.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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