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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정말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활약이었다. '괴물'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나락'에 빠졌던 팀을 구해냈다. 그리고 승리를 거둔 뒤 감독에게 뜻깊은 선물을 안겼다. 무엇을 선물했을까.
오타니는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 맞대결에 2번 타자, 선발 투수로 출전해 투·타에서 '미친' 활약을 선보였다.
오타니는 마운드에서 최고 101마일(약 162.5km)의 포심 패스트볼(41구)를 바탕으로 스라이더(22구)-스플리터(17구)-커터(10구)-커브(10구)를 곁들이며 보스턴 타선을 상대로 7이닝 동안 투구수 100구,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했다.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한 오타니는 시즌 4승(4패)째를 손에 넣었다.
이날은 마운드뿐만 아니라 타석에서도 활약이 빛났다. 오타니는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정말 오랜만에 마운드와 타석에서 모두 고른 활약을 펼치며 만화 같은 활약을 펼쳤고, 팀 승리를 제대로 견인했다.
오타니는 1회 시작부터 보스턴의 강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최고의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2회 선두타자 알렉스 버두고에게 2루타를 맞아 위기 상황에 놓였으나,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고, 3~4회도 깔끔하게 봉쇄하며 무실점 순항을 이어갔다.
첫 실점은 5회였다. 오타니는 5회 선두타자 프랜치 코데로에게 볼넷을 내준 후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속타자 바비 달벡의 아웃카운트와 한 점을 맞바꾸며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금새 안정을 찾은 오타니는 후속타자를 모두 봉쇄하며 이닝을 마쳤다.
선취점을 내준 오타니는 방망이로 자신의 실점을 만회했다. 오타니는 5회말 1사 1루에서 보스턴 선발 닉 피베타의 3구째 포심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높게 형성되자 방망이가 매섭게 돌았다. 오타니의 방망이에 맞은 타구는 그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홈런으로 연결됐다.
오타니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2사 1, 2루의 위기를 극복, 6회말 3점의 지원을 더 받았다. 그리고 7회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바비 달벡-조나단 아라우즈로 이어지는 타선을 봉쇄하며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MLB.com'은 "오타니의 원맨쇼(Ohtani a one-man show)"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승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값진 승리였다. 에인절스는 지난달 26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전날(9일)까지 무려 14연패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단일 시즌 최다 연패 경신은 물론, 구단 역사상 최다 연패 기록까지 모두 갈아치웠다. 이 과정에서 조 매든 감독이 경질이 되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오타니는 필 네빈 감독 대행에게 뜻깊은 선물을 건넸다. 바로 연패 탈출과 함께 감독으로서 팀을 이끈 뒤 거둔 첫 승리구를 전달했다. 일본 '풀카운트'에 따르면 오타니는 "내 4승보다 감독님의 첫 승이 더 가치가 있다고 생가했다"며 "감독님이 된 후 첫 승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승리구를 건네받은 네빈 감독 대행은 "오타니가 줬다. 내 것"이라고 기쁜 마음을 드러내며 "이러한 활약은 본 적이 없다. 눈앞에서 일어난 일은 분명 대단한 일"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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