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본격적인 선발투수 프로젝트다.
KIA 전임단장은 지난해 여름 2022 1차지명을 마친 뒤 "솔직히 (문)동주가 너무 아깝죠"라고 했다. 장고 끝에 김도영을 선택했지만, 정확히 말하면 괴로운 시간이었다. 광주를 대표하는 고등학교에서 155km 강속구 유망주와 제2의 이종범이 동시에 등장했으니, 전임 수뇌부의 말이 이해가 된다.
한화는 문동주를 지명한 뒤 내부적으로 육성 프로젝트를 설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플랜을 차근차근 실행하고 있다. 문동주가 스프링캠프서 내복사근 부상으로 예상치 않은 공백기를 가졌지만, 흔들림은 없다.
어차피 한화는 리빌딩 팀이다. 문동주가 차세대 토종 에이스로 성장하는데 충분히 시간을 주려고 한다. 문동주가 현재 토종 에이스 김민우와 짝을 이룰 강력한 투수로 성장하면 최상이다. 나아가 구단의 숙원과도 같은 '제2의 류현진'으로까지 성장하면 '초대박'이다.
우선 한화는 문동주를 2군에서 두 차례 점검했다. 건강 확인 차원이었다. 그리고 1군에 올려 9경기서 불펜으로 내보냈다. 흥미로운 건 불펜 등판 9경기서 연투가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이다. 한화 관계자는 "관리 차원에서 연투를 시키지 않았다"라고 했다.
문동주의 불펜투수 생활을 정확히 1개월만에 끝났다. 9일 잠실 두산전서 처음으로 선발 등판, 2이닝 1피안타 4탈삼진 4사사구 4실점했다. 여기서 또 디테일이 드러난다. 애당초 3이닝 50구로 한계를 설정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문동주가 3회 들어 제구가 급격히 흔들려도 49구까지는 지켜봤다. 정확히 투구수에 맞춰 교체하는 듯한 인상이었다. 2이닝 1피안타 4탈삼진 4사사구 4실점. 패스트볼 외에도 커브와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타순이 한 바퀴를 돌자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면서, 아직은 정상적인 선발투수로 준비가 덜 된 듯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수 많은 유망주의 성장을 목격한 수베로 감독의 시선은 달랐다. "자신감이 넘치고 또래와 달리 성숙한 모습, 침착한 모습이 있다. 이게 성장을 도와줄 것이며, 또래 선수들과 가장 다른 점이다. 좋은 마운드 운영능력도 갖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일단 1군 선발투수로서 5~6이닝을 던지는 노하우,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 "투구수를 서서히 늘려가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수베로 감독은 "아직 판단하기에 이르다. 퍼포먼스는 상황에 따라 결정할 것이다"라면서 "다음 단계는 3이닝을 깔끔하게 막는 것이다"라고 했다.
유망주 투수가 정상급 선발로 자리잡는데 최소 2~3년은 걸린다는 게 중론이다. 올해 리그 최상위급 선발투수로 성장한 안우진(키움)도 그 정도 시간이 걸렸다. 하물며 부상 등 수 많은 변수가 있다. 1년차부터 KBO리그를 평정한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정말 괴물이었다.
한화로선 문동주가 2~3년 뒤부터라도 에이스급 투수로 성장하면 된다. 문동주가 류현진만큼의 임팩트를 뽐내는 대형투수로 성장하느냐는 구단의 육성능력과 함께 본인의 피 나는 노력, 그리고 약간의 행운도 필요하다. 제2의 류현진은, 아직 먼 얘기다.
[문동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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