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주말 3연전의 루징시리즈가 확정됐다. 경남고등학교 후배들이 보는 앞에서 경기력은 처참했다. 외야 수비는 심각하게 고려를 해봐야 할 정도다.
롯데는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시즌 8차전 홈 맞대결에서 0-4로 패했다. 전날(10일) 4-9로 패했던 롯데는 2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안타를 맞는 것, 점수를 주는 것은 컨트롤을 할 수가 없는 부분이다. 실력 대 실력으로 맞붙어 안타를 기록하고, 점수를 만들어내는 쪽이 조금 더 우위에 있다고 볼 수밖에 없고 '운'적인 요소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컨트롤이 불가능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프로'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모습은 보여줬어야 했다.
이날 경기에서 프로다운 모습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3루수 이호연이 무려 세 차례나 몸을 던져 타구를 잡아내는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사직구장을 찾은 팬들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정도였다. 하지만 이호연의 좋은 모습보다 외야의 불안한 수비가 더욱 눈에 띄는 경기였다.
롯데는 올 시즌에 앞서 사직구장을 뜯어 고쳤다. 홈 플레이를 비롯한 내야 전체를 백네트 쪽으로 당기고, 외야가 넓어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타구가 담장을 쉽게 넘어갈 수 없도록 외야 담장에는 높은 철조망까지 설치했다.
이유는 선수단 내에서 빠른 볼을 던지는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외야로 향하는 타구 비율이 증가, 투수들이 조금이나마 홈런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한 조치였다. 이 때문에 내야를 탄탄하게 지키던 딕슨 마차도와 결별, 외야 수비력이 뛰어난 DJ 피터스를 영입했다.
외야를 넓힌 효과는 분명 없진 않다. 하지만 득보다 실이 많은 모양새다. 넓어진 외야를 확실하게 지켜내 줄 선수들이 없는 까닭이다. 롯데는 기존에도 외야 수비가 좋은 팀은 아니었다. 하지만 신진급 뉴페이스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외야 수비의 중요성이 더욱 크게 느껴지고 있다. 안타가 될 수도, 아웃 카운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 타구를 제외하더라도 타구 판단에서부터 실수를 범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11일 경기가 대표적이었다.
롯데는 0-3으로 뒤진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황재균에게 좌익수 방면에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했다. 타구가 담장 근처까지 향할 정도로 멀리 뻗었지만, 안타와 홈런성 타구는 아니었다. 하지만 좌익수 황성빈이 주춤거리더니 이내 타구를 잡아내지 못하고 빠뜨렸다. 실책성에 가까웠지만, 기록은 안타였다.
외야의 아쉬운 모습은 또 나왔다. 롯데는 5회초 선두타자 조용호에게 중견수 방면에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다. 맞는 순간 안타를 직감할 수 있을 정도의 타구였다. 그렇다면 이를 '단타'로 끊는 수비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때 중견수 피터스가 타구를 건져낼 수 있다고 판단, 몸을 날렸다. 확신에 차지 않은 플레이는 최악의 상황으로 연결됐다. 선두타자에게 중견수 앞 쪽에 2루타를 내주게 된 것. 결국 롯데는 5회 추가적으로 1점을 헌납하면서 승기가 기울어졌다.
롯데는 현재 많은 부상 선수들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분명 외야에도 영향이 없지는 않다. 우익수는 손아섭이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뒤 '주인'이 없는 상황이지만, 주전 좌익수 전준우가 외야수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정훈과 김민수 등이 부상을 당하면서 1루 수비를 맡아줄 자원이 이대호와 안치홍에 국한됐기 때문이다.
롯데는 경기를 치르는 내내 KT 선발 고영표에게 무기력하게 봉쇄당했다. 결국 경남고 후배들이 보는 앞에서 단 한 점도 뽑아내지 못하면서 2연패의 늪에 빠졌다.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 DJ 피터스.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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