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가 장타력이 약점이라고 했나.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아시아 스카우트 관계자들은 키움 이정후의 일거수일투족을 현지와 국내를 오가며 체크한다. 이미 이정후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는 끝났다. 혹시 특이사항이 발견되는지 업데이트 하는 수준이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핸디캡이 될만한 유일한 요소로 장타력을 꼽는 시선들이 있다. 실제 이정후는 장타력이 돋보이는 타자는 아니다. 본인도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려고 하지, 장타력으로 승부를 볼 마음은 없다.
중요한 건 이정후가 현재 갖고 있는 타격 기술로도 충분히 장타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정후는 그동안 수 차례 "내 스윙을 하면서 강한 타구를 만들려고 한다"라고 했다. 살짝 오픈스탠스를 취하면서 스트라이드를 할 때 강한 몸통회전을 통해 방망이에 힘을 전달한다.
대응할 수 있는 코스가 많다. 극단적 오픈스탠스가 아니라서 몸쪽 높은 코스는 물론 바깥쪽 낮은 코스까지 능숙하게 공략한다. 높은 포물선을 그리는 경우도 나온다. 12일 광주 KIA전 5회 우월 스리런포가 딱 그랬다. 한승혁의 몸쪽 패스트볼을 기 막히게 잡아당겼다. 6회 만루포는 홍상삼의 한가운데 실투를 놓치지 않은 결과였다.
이정후는 올 시즌 9개의 홈런으로 공동 11위다. 공동 2위 그룹과 2개 차밖에 안 난다. 2020시즌 개인 최다 15홈런을 가뿐하게 넘어설 기세다. 생애 첫 20홈런도 가능한 페이스다. 장타율은 0.522로 리그 4위, 심지어 박병호(KT, 0.514)보다 높다.
물론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정후의 타율에서 장타율을 뺀 순장타율은 0.193으로 리그 15위다. 그러나 리그 15위가 결코 낮은 순위는 아니다. 커리어하이이기도 하다. 적어도 이정후의 장타력이 무시해도 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게 증명된다.
이정후는 빠르면 2023시즌 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로 간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의 수준 차를 감안할 때 이정후의 장타 관련 수치들은 메이저리그에서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정후의 장타력은 좋아지고 있고, 장타가 아니더라도 살아남을 만한 경쟁력이 충분하다.
추신수(SSG)는 지난 겨울 기자간담회서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넘어 성공까지 확신했다. "정후의 홈런 수가 적고 힘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힘은 시간이 지나면 생긴다. 경험이 쌓이고 힘이 붙으면 홈런은 자연스럽게 나온다"라고 했다. 이미 이정후가 KBO리그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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