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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중국 허베이성 탕산시의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던 한 여성이 남성들로부터 폭행 당하는 모습. /웨이보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중국의 한 식당에서 남성 9명이 여성 4명을 무자비하게 집단 폭행한 사건이 일어났다. 신체접촉을 시도하는 남성에게 여성들이 반발하며 일어난 일이다.
현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젠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관영언론은 ”공공의 안전에 관한 일”이라고 했다.
11일(현지 시각) 중국 매체 소호 등을 인용한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0일 새벽 2시 40분쯤 허베이성 탕산시 루베이구의 한 식당에서 발생했다.
천모씨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한 여성에게 접근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식당 CCTV를 보면 천씨는 여성 4명이 식사를 하고 있는 테이블로 다가가 그중 한 명에게 말을 건다.
이어 천씨가 이 여성의 등에 손을 얹자 여성은 그를 밀어낸다.
천씨가 여성의 얼굴을 만지려 하자 여성은 그를 뿌리치며 몸을 반대쪽으로 기울인다.
그 순간 천씨는 여성의 뺨을 때리고 주먹을 휘두른다. 이 여성과 다른 여성 1명 또한 천씨의 머리에 병을 던지며 반격한다.
다른 여성들이 싸움을 말리려 자리에서 일어서자, 식당 밖에서 지켜보고 있던 천씨 일행들이 우르르 식당으로 들어온다.
이들은 의자, 접시 등 주변의 물건들을 던지며 여성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한다. 이어 이들은 여성들을 식당 밖으로 끌고 나가서도 발로 사정없이 차며 폭행을 이어간다.
천씨 일당은 사건 직후 현장에서 도망쳤다. 여성들 중 2명은 부상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남성이 앉아 있는 여성에게 접근해 등과 얼굴을 만지려 하자, 여성이 뿌리치고 있다. /웨이보 캡처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 등에는 해당 CCTV 영상이 빠르게 확산했다.
네티즌들은 “청나라로 돌아간 줄 알았다. 2022년 영상이 맞나” “이런 일은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다” “이 영상을 보고 외출할 때마다 불안해졌다” 등 분노를 표출하며 엄벌을 촉구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탕산시 당국은 법에 따라 해당 사건을 엄중히 다룰 것이라고 밝히는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공안은 사건 당일 밤늦게 천씨 등 용의자 2명을 체포했고 이어 나머지 7명도 모두 붙잡았다. 관심이 쏠리는 사건인 만큼 상급기관인 이성 랑팡시 공안국이 사건을 맡았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2일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이 사건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며 “본질적으로 이 사건은 여성의 권리나 성 평등에 관한 것이 아니라 공공안전에 관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가해자들은 법을 무시하고 사회 질서와 도덕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깨뜨렸다”며 “신속하고 엄격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인민일보 또한 “이 사건은 법률에 대한 도전일 뿐만 아니라 사회 질서와 대중의 안전 의식에도 도전한다”며 “가해자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미디어 분석가인 캐리 앨런은 영국 BBC에 “중국에서 여성 폭행은 끔찍할 정도로 빈번하게 일어난다”며 “최근 성폭력에 대한 인식과 처벌이 강화됐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건의 가해자들이 가벼운 처벌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폭행을 방관한 주변 사람들도 도마에 올랐다. 유명 배우 성룡은 웨이보를 통해 “영상을 보고 너무 속상해서 잠을 못잤다”며 “주변에 있던 남성들은 모두 가만히 있고 여성들만 일어나 서로 부축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남성은 여성을 폭행해서는 안 되고 한 무리가 개인을 구타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대만인 멤버 슈화도 자신의 웨이보 계정을 통해 “사랑하는 여성분들, 여러분들의 두려움과 억울함에 제가 도움을 드릴 방법이 없어 죄송하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슈화는 해당 사건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이해할 수 없다”며 “교육을 받은 사람이던, 그렇지 않던 뇌가 있다면 알고 있을 이치를 왜 그들은 알지 못하는가”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인간으로 태어났으면 사람이 돼야 한다. 인간의 자질을 떨어뜨리지 마세요. 당신들은 사람의 자격이 없다”며 “불량한 사람들이 내 말을 알아들을 수 있지는 모르겠지만 내 말을 명심하라. 당신 같은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않는다면 여성들의 자기보호 필요성은 줄어든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슈화는 “이러한 죄는 용서하지 말아야 한다”며 “난 이렇게 불량한 사람들의 존재에 화가 난다. 그들이 숨 쉬는 것도 싫다. 법무부는 두 눈을 크게 떠라. 저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선 안 된다”고 덧붙이며 글을 마무리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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