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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유튜브에 소개된 코피노 RJ(13). /유튜브 '필리핀 김마담'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필리핀에서 땅콩을 팔며 생활하는 한 코피노(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의 사연이 유튜브를 통해 전해졌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은 13살 RJ(라이언 제이)다.
그는 필리핀 바콜로드의 빈민촌에서 어머니, 외삼촌과 살고 있다. 외삼촌은 레촌(통돼지 구이) 가게에서 일한다.
어머니는 원래 거리에서 레몬을 팔았다. 아픈 어머니를 대신해 생업에 뛰어든 RJ는 패스트푸드점 ‘졸리비’나 ‘맥도날드’ 앞에서 봉지에 든 땅콩을 판다. 소매점에서 봉지당 약 125원(5페소)에 물건을 떼와 약 250원(10페소)에 판매한다. 이렇게 땅콩을 팔아 버는 돈은 하루 2500원(100페소) 정도다.
RJ는 2009년 4월에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마닐라에서 만난 한국인 남성과 짧게 교제하다 RJ를 임신했다. 임신, 출산 소식을 남성에게 알렸지만 지원은 없었다고 한다. RJ의 친부가 화를 냈다는 이야기만 지인을 통해 전해들었다고 한다.
필리핀에서는 통상 아버지의 성(姓)을 따르면 가운데 이름에는 어머니의 성을 쓴다. RJ의 미들네임은 없다. 친부의 성이 아닌 모친의 성을 따랐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RJ 친부의 이름이 ‘제임스’라는 것만 알 뿐, 한국 이름이나 주소는 모른다고 한다.
▲지난 2일 유튜브에 소개된 코피노 RJ(13). /유튜브 '필리핀 김마담'
RJ의 사연은 현지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를 통해 알려졌다. 김씨가 최근 ‘졸리비’에서 음식을 포장하던 중 그 앞에서 땅콩을 팔고 있던 RJ를 우연히 만났고, 그와 대화를 하며 코피노란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김씨는 RJ와 만난 영상을 지난 2일 유튜브에 올렸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조회수는 90만회를 넘겼고, 네티즌들이 슈퍼챗 등을 통해 후원금을 보냈다. “이렇게 한국인과 닮은 코피노는 처음 본다. 가슴이 철렁했다” “RJ가 꿈을 잃지 않고 공부를 이어나가길 바란다” “RJ에게 맛있는 거 사주세요” “한국에서 살았으면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았을 텐데”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를 계기로 김씨는 RJ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RJ와 그의 어머니에게 삼겹살 등을 대접하고 생필품과 학용품 등을 사주는 영상도 올라왔다. RJ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김치다. 마닐라에서 한국 학교를 다녔을 때 먹어봤다고 한다.
김씨가 “아버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고 넌지시 묻자, RJ는 웃으면서 “미워요”라고 답했다. 그런데도 RJ는 친부의 모국어인 한국어를 계속 배우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김씨는 RJ에 대한 영상을 차례로 올릴 계획이며, RJ가 어른이 될 때까지 후원금을 관리해 줄 사람을 찾는다고 밝혔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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