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통해 비장한 관심을 받은 배우 겸 작가 정은혜의 '본캐'가 영화로 공개된다. 촬영 기간만 3년, 개봉까지 6년이 걸린 '니얼굴'은 정은혜가 다운증후군 장애인으로서 겪은 불편과 차가운 시선을 있는 그대로 비추는 동시에 그의 예술 세계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니얼굴' 감독이자 정은혜의 아버지 서동일은 "밖에 나가면 늘 신경 쓰이고 불안하다. 발달장애인들이 편한 마음으로 어디든 갈 수 있는 일상이 왔으면 좋겠다"라며 "하나의 매력 있는 예술가를 만나게 해주고 싶었다. 기분 좋게 보고 극장을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영화는 정은혜가 3년간 문호리리버마켓에서 셀러로 활동하며 진정한 예술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냈다. 정은혜는 문호리리버마켓에서 진행한 '천명의 얼굴'(2017)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의 전시를 열었으며, 그간 4천여 점에 이르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오는 8월 개인전 '포옹전' 개최도 앞뒀다.
'우리들의 블루스' 영희 역으로 활약하며 그림, 출판을 넘어 연기까지 섭렵했다. 드라마 방영 이후 주변으로부터 "'잘한다', '멋지다'는 칭찬을 들었다"는 정은혜는 "연기 연습을 어떻게 했냐며 대사가 긴데 어떻게 외웠냐고 하더라. 그런데 전 따로 연습은 안 했다. 그냥 대본을 보고 읽고 외웠다. 타고난 실력"이라고 농담했다.
'우리들의 블루스'를 쓴 노희경 작가에 대해선 "작가님은 마음씨가 따뜻하고 좋다. 절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정은혜의 어머니인 만화가 장차현실은 "작가님이 정은혜가 나온 영화도 보셨더라. 서동일 감독이 만든 채널도 들어가보셨다고 한다. 처음엔 드라마에 출연하려고 만난 게 아니었고 중간에 결정됐다. 저도 노희경 작가를 굉장히 좋아한다.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술술 다 털어놓게 되더라"라고 말했다.
'핑크 팰리스'(2005), '두물머리'(2013), '명령불복종 교사'(2014), '잘 왔다, 우리 같이 살자'(2016)를 연출한 서동일은 2016년 문호리리버마켓에 나간 정은혜에게서 삶의 의지를 발견한 뒤 카메라를 들었다. 관객과 만나는 소감을 묻자 "갑자기 톰 크루즈가 나타났다"라며 웃어 보인 서동일은 "오랜 시간 기다렸다. 2020년에 완성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됐다. 바로 영화사와 계약하고 개봉 준비하던 와중 드라마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드라마 설정상 정은혜는 철저히 숨겨진 인물이라 노출되면 안 됐다. 극비리에 진행돼서 부득이 방송 이후로 개봉일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정은혜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클지 몰랐다. 사랑이 극장으로 얼마나 이어질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정은혜는 드라마에서 가깝게 호흡한 배우 한지민, 김우빈에 대해 이야기하며 눈을 반짝이기도 했다. 정은혜가 "같이 연기하며 잘해줬다. 예뻐해주고 귀엽게 봐주셨다"라고 하자, 서동일은 "톱스타인 두 배우가 정은혜를 돌보는 모습 자체가 너무 감동적이었다. 한지민 배우는 힘든 촬영 현장에서 매니저를 자처해서 정은혜를 책임졌다"라며 "김우빈 배우도 정은혜가 추울까봐 항상 겉옷을 챙겨줬다"라고 거들었다.
또한 "한지민, 김우빈 배우와 드라마 제작사에서 첫만남을 가졌다. 극 중 동생으로 나오는데 실제론 언니, 오빠다. 처음부터 정은혜가 말을 놓는 거로 하고 만났다"라며 "바로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고 연락하며 친해지는 시간을 가졌다"라고 알렸다.
장차현실은 딸의 폭발적인 인기가 믿어지지 않는다면서도 "이 상황이 너무 고맙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라고 전했다. 서동일은 "정은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런데 사람들의 시선이나 인식이 정반대로 바뀐 현상을 보며 문화 예술이 가진 마술 같은 힘이 작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영화를 통해 발달장애인이 불안감 없이 활개치고 다닐 수 있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니얼굴'은 오는 23일 개봉한다.
[사진 = 두물머리 픽쳐스]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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