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너 7회까지 던져야 돼."
두산 김태형 감독은 현역 10개 구단 최장수 사령탑이자 8년차 감독이다. 확실히 선수들과 스킨십하는 테크닉이 남다르다. 선수들을 편하게 대하지만 선을 넘으면 가차 없다. 이젠 현직에 별로 남지 않은,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압도하는 유일한 감독이다.
그런 김태형 감독은 15일 고척 키움전 5회 도중 마운드에 올라가 선발투수 이영하를 만났다. 이영하는 이날 초반부터 키움 타선을 압도, 키움 킬러 및 고척 킬러의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그러나 5회 2사 후 김휘집에게 8구 끝 볼넷을 내주더니 김준완에게도 잇따라 볼 2개를 던졌다.
그러자 김 감독이 안 좋은 흐름을 감지, 끊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던 것이다. 김 감독은 껄껄 웃으며 "갑자기 호흡이 막 빨라지더라. 여기서(덕아웃에서) 딱 보면 안다. 올라가서 '야, 너 7회까지 던져야 돼"라고 했다.
사실 이 코멘트 뒤에 기사에 풀이할 수 없는 애정의(?) 비속어가 섞였다. 그만큼 김 감독이 이영하를 아낀다는 걸 알 수 있다. 8년째 두산을 이끌며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선수는 당연히 없다. 특히 이영하가 2019년 17승 이후 내리막을 탄 것을 누구보다도 안타까워했을 것이다.
이영하는 '김태형 식 격려'에 힘을 얻었을 것이다. 단순히 과격한(?) 격려뿐 아니라 투구 시 내딛는 왼발이 닫힌다며 살짝 열고 투구할 것을 주문하는 등 디테일한 코칭도 살아있다. 포수 출신, 그리고 배터리코치 출신이라 투수와 타자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갖고 있다.
결국 이영하는 6⅔이닝 3피안타 5탈삼진 3볼넷 1실점으로 시즌 5승(4패)을 따냈다. 김 감독 주문대로 7이닝을 던지지는 못했지만, 7회에 마운드에 오르긴 했다. 99% 임무 완수다. 특히 올 시즌 키움 상대 3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0.93, 심지어 고척에서 열린 2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0.6다. 키움 킬러이자 고척 킬러다.
김 감독은 "영하가 고척에서 좋네"라면서 "힘으로 잡고 들어가더라.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니 타자들이 대처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제구다. 본인은 다른 구장에서도 공격적으로 하고 싶었을 텐데 볼이 됐을 것이다. 어제는 제구가 좋았다고 하긴 그렇고, 본인에게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어서 잘 승부했다"라고 했다.
[이영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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