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박승환 기자] 외국인 코치에 대한 환상이 깨질 때가 된 것 같다. 유사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본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은 너무 큰 리스크가 아닐 수 없다.
래리 서튼 감독은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시즌 8차전 원정 경기에 앞서 리키 마인홀드 투수 총괄/1군 투수코치와 결별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16일 새벽 미국 현지에서 마인홀드 코치가 미주리 대학교의 코치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축 코치'가 프로 구단도 아닌 대학팀 코치를 맡는다는 것은 당황을 넘어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서튼 감독은 "마인홀드 코치의 가까운 가족이 심각한 병을 앓고 있는 분이 계시다.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가고자 결정을 내렸다. 마인홀드 코치가 떠나는 것은 슬프지만, 선택을 지지한다"며 "모든 가장은 가족을 위해 금전적인 서포트를 해야 한다. 가족이 우선이기 때문. 책임감이 있기 때문에 집 근처 대학의 코치를 맡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마인홀드 코치는 이번 주 SSG 랜더스와 경기를 끝으로 미국으로 돌아간다. 서튼 감독은 "현재 최대한 비행기표를 찾는 중이다. 마인홀드 코치가 팀을 위해 열심히 해줘서 감사하다. 그리고 왜 떠나는지를 알기에 떠나는게 슬프다"며 "임경완 코치가 메인 투수 코치, 로이스 링 코치가 불펜 코치를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성민규 단장이 부임한 이후 수많은 외국인 코칭스태프를 영입했다. 하지만 외국인 코칭스태프 중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2020년부터 함께한 라이언 롱 타격 코치가 유일하다. 행크 콩거(한국명 최현) 코치와 마인홀드 코치, 투수 코디네이터로 시작해 R&D 팀장을 맡았던 조쉬 헤르젠버그, 브랜든 맨 투수 코디네이터 등 수많은 코칭스태프가 현재는 팀을 떠났다.
마인홀드 코치는 개인적인 사정, 콩거 코치는 능력을 인정받아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 배터리 코치로 이적했다. 계약기간이 남은 상황이었으나, 이례적으로 이적을 허락했다. 헤르젠버그 팀장도 샌프란시스코 육성 부문 어시스턴트 디렉터를 맡게 됐고, 맨 코디네이터는 2021시즌이 끝난 뒤 재계약을 맺지 않게 되면서 미국으로 돌아갔다.
가장 큰 문제는 '지속성'이다. 육성은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꾸준한 성장과 발전이 필요하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팀 성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팀을 떠난 코칭스태프 모두 성과가 나오기 전에 팀을 떠난 것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뛰어난 데이터 분석과 경험 노하우를 꾸준히 전수받아야 하는데, 잦은 이탈 때문에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이들이 팀에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사실 롯데는 그동안 코칭스태프들에게 '두 배' 이상의 돈을 썼다. 외국인 코치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받는 금액 이상의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 그리고 소통을 위해서는 통역도 필요하다. 또한 외국인 코칭스태프들에게는 '한국이 외국'이기 때문에 거주지 문제에도 도움을 줘야 한다.
가족 문제를 비롯한 개인적인 문제가 가장 우선시 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두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계약 기간이 남은 상황에서의 잦은 이탈은 관계를 그만큼 가볍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게다가 공개된 사실과 다른 '억측'을 낳기도 한다. 감독 교체와 마찬가지로 코칭스태프 변화에 선수단도 당연히 흔들릴 수밖에 없다.
과정이 얼만큼 좋았던 모든 것은 결과가 말해준다. 지금까지 수많은 외국인 코칭스태프를 기용했지만, 단 한 번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외국인 코칭스태프가 무능하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큰 리스크를 모두 떠안을 정도로 뛰어난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롯데 마인홀드 코치(오른쪽)과 라이언 롱 코치가 16일 오후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한화의 경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 대전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