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데뷔 때부터 잘 쳤으면 몰라도…"
키움 3루수 송성문은 흥미로운 데이터를 갖고 있다. 좌타자인데 좌투수에게 강하다. 요즘 이런 타자가 적지 않지만, 송성문은 편차가 심하다. 좌투수 상대 68타수 25안타 타율 0.368 3홈런 16타점, 우투수 상대 163타수 35안타 타율 0.215 2홈런 20타점이다.
16일 고척 두산전서 1-2로 뒤진 7회말 두산 베테랑 좌완 이현승의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동점 우월 솔로포를 쳤다. 그리고 4-2로 앞선 8회말 2사 만루서 또 다른 베테랑 좌완 장원준의 초구 슬라이더를 공략해 2타점 중전적시타를 날렸다.
데이터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송성문은 두 명의 왼손 베테랑을 무너뜨리고 키움에 위닝시리즈를 안겼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좌투수에게 얼마나 강한지 모르고 있었다. 취재진에게 편차가 크다는 얘기를 듣더니 "우투수 상대 타율과의 차이를 없애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데뷔 때부터 (좌투수에게) 잘 쳤으면 몰라도, 작년까지 그런 적이 없었다. 올해도 스몰 샘플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나 이 코멘트는 잘못됐다. 송성문은 2021년에 좌투수에게 0.268, 우투수에게 0.241였다. 편차는 크지 않았지만 우투수보다 좌투수에게 강했다.
통산성적을 봐도 좌투수 상대 타율 0.284 7홈런 49타점, 우투수 상대 타율 0.249 16홈런 111타점이다. 우투수 상대 표본이 많아서 홈런과 타점의 차이가 있을 뿐, 송성문은 확실히 좌투수에게 강한 타자인 게 맞다. 참고로 팀 동료이자 특급 좌타자 이정후도 좌투수 상대 타율은 82타수 23안타, 타율 0.280이다. 올 시즌만 놓고 보면 송성문이 이정후보다도 강력한 '좌타자→좌투수' 킬러다.
그러나 송성문은 자신에게 냉정하다. 주전 3루수를 꿰찼지만 "기회를 받았을 때 잘 해야 한다. 이 자리를 내가 쟁취했다기보다 매 경기 집중해야 한다"라고 했다. 올 시즌 64경기서 타율 0.256 6홈런 39타점 30득점 OPS 0.700 득점권타율 0.270. 우투수 상대 생산력을 올리는 게 과제인 건 사실이다.
그래도 4월 극심한 슬럼프를 딛고 5월부터 맹활약 중이다. 5월 이후 157타수 50안타 타율 0.318 4홈런 29타점이다. 5월31일 삼성전부터 14경기 연속안타. 송성문은 "예전에는 못하면 대타로 바뀌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젠 감독님이 믿음을 준다. 책임감이 생긴다"라고 했다.
시즌 초반 23타수 연속 안타를 치지 못해 마음고생을 했다. 송성문은 "솔직히 동료들이 위로를 해도 내 마음을 모르지 않나. 혼자 힘들어하기도 했다. 그래도 주변에서 많이 도움을 줬고, 지나간 일이다.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어느 순간 마음을 비웠다"라고 했다.
전광판에 찍힌 숫자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시즌 초반을 떠올리며 버틴다. 송성문은 "역시 야구는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이것도 감사하다. 2번 타순에서 치든 5번 타순에서 치든 홈런보다 안타로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 동점 홈런과 안타를 동시에 쳤지만 1년에 한 번 있는 일이다. 홈런보다 멀티히트가 좋다. 연습할 때부터 몸이 열리지 않고 좋은 밸런스를 유지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오랫동안 확고한 주인이 없던 키움 3루수. 올해를 기점으로 26세 군필 좌타자가 해결할 조짐이다. 수비력도 꽤 건실하다. 작년 2루수 시절보다 편하다. 송성문은 "3루수가 오히려 힘든 타구가 많이 온다. 그래도 이젠 편해졌다"라고 했다.
[송성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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