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런 평가가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괜찮습니다."
키움 이정후는 확실히 수비력을 저평가 받는다. 통산타율 1위(0.340)의 위엄이 대단한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훌륭한 타격을 집중조명 받다 보니 아무래도 수비를 제대로 평가 받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이정후의 WAA(대체선수대비수비승리기여도)는 0.060으로 리그 외야수 19위, 타구처리율은 47.7%로 리그 외야수 8위다. 특히 14일 고척 두산전서는 정확한 원 바운드 송구로 홈으로 파고들던 허경민을 잡아냈다. 포수 이지영이 홈플레이트를 비우지 않고 자연스럽게 포구할 정도였다.
중견수가 홈플레이트로 정확하게 송구 하는 게 외야 파울/페어 라인을 보며 홈 송구를 할 수 있는 코너 외야수보다 어렵다. 더구나 중견수의 홈 송구가 마운드에 맞으면 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두산 김태형 감독조차 이정후의 해당 보살을 감탄했다. 이정후는 지난 16일 고척 두산전을 앞두고 "사실 홈까지 노바운드로도 던질 수 있는데 외야수는 그런 상황서 원 바운드로 던지라고 배운다"라고 했다.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였다. 자신의 위치, 고척스카이돔의 인조잔디 특성(공이 바운드 되면 속도가 빨라진다) 을 감안하고 원 바운드 보살에 성공했다. 이정후의 외야 수비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증명된 장면이었다.
그럼에도 자신의 수비력이 저평가 되는 현실에 쿨하다. 이정후는 "저평가는 신경 안 쓴다. 그런 평가가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그런가 보다 하고 만다. 원래 나는 듣고 싶은 말만 듣는 편이다. "라고 했다.
어떻게 보면 이정후의 멘탈이 강하다는 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주위의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늘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충실하다. 알고 보면 타격 뿐 아니라 수비로도 팀에 적지 않게 기여해왔다. 심지어 자신이 아닌 키움에 대한 시즌 전 전문가들의 저평가에도 임시주장으로서 동료들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이정후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타격만큼은 아시아 톱 레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결국 수비력이 높은 평가를 받을수록 빅리그에서의 생명, 몸값이 달라진다. 젊은 공수겸장 중견수는 금값이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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