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성남 이현호 기자] “원정 경기라서 골 안 넣었어?” 대구FC 베테랑 홍철(31)이 고재현(23)에게 던진 쓴소리다.
대구FC는 18일 저녁 7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6라운드 성남FC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홍철은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고재현은 후반 시작과 함께 오른쪽 윙어로 투입됐다.
0-0으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9분에 홍철과 고재현이 결정적인 찬스를 합작했다. 홍철이 올려준 왼발 크로스를 고재현이 다이빙 헤더슛으로 연결했다. 고재현 머리를 떠난 공은 한 차례 바운드 되어 윗그물에 얹혔다. 홍철의 올 시즌 첫 도움과 고재현의 올 시즌 첫 원정골 기회가 무산됐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홍철과 고재현을 동시에 만났다. 홍철은 해당 장면을 돌아보며 “재현이가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자기가 앞으로 쇄도하면 왜 크로스 안 올려 주냐고 징징댄다”면서 “오늘은 골대 앞으로 떠먹여줘도 못 넣더라”라고 말했다.
고재현은 올 시즌 리그에서 6골을 넣은 대구 최다 득점자다. 세징야보다 1골을 더 넣었다. 하지만 고재현이 넣은 6골 모두 홈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에서 터졌다. 원정 경기에서는 아직 0골이다. 홈경기에서는 ‘고자기(고재현+인자기)’이지만 집 밖에서는 결정력이 떨어진다.
홍철은 이 점을 두고 “재현이는 홈에서만 골 넣는 애다. 원정에서는 패스를 잘 줘도 골을 안 넣는다”고 약 올렸다. 직설적이지만 정이 느껴지는 홍철다운 격려법이었다. 고재현은 조용히 고개를 숙인 채 웃었다.
잠시 홍철이 자리를 비켜주자 고재현이 속내를 털어놨다. “원정에서 운이 나빠서 골을 못 넣은 게 아니다. 제 실력이다. 아까 철이 형이 만들어준 찬스도 제가 골로 마무리했어야 했다. 몸이 피곤한 건 다 핑계다. 골대 앞에서 더 침착했어야 했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도 “형들이 다 말한다. 왜 홈에서는 골 잘 넣는데, 원정만 가면 못 넣느냐고 한다. 할 말이 없다. 빨리 (원정 무득점) 징크스를 깨서 철이 형에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홍철의 '디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홍철은 고재현을 가리키며 “(U-23 아시안컵에서) 한일전 패배 여파가 큰 거 같다. 비행기 타고 55시간 만에 한국 왔다는데 안 피곤한 선수가 어디 있겠나. 일본한테 지고 온 선수가 뭐가 피곤해”라고 다그쳤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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