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일본프로야구에 150km를 던지는 선발은 흔하다. 이제는 160km를 뿌려대는 투수들이 속속히 등장하고 있다. 덕분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이들도, 지금도 활약 중인 선수들도 많다. 하지만 최근 KBO리그에도 빠른 공을 뿌리는 선발 투수들이 등장, 추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꿈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소형준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8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투구수 88구, 5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를 펼치며 시즌 7승째를 손에 넣었다.
첫 이닝을 제외하면 군더더기가 없는 투구였다. 이날 소형준의 투구에서 가장 압권이었던 것은 최고 153km의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종전 자신의 최고 구속을 경신하는 등 소형준은 153km의 투심(46구)를 바탕으로 커터(23구)-체인지업(12구)-커브(6구) 등을 섞어 던지며 '곰 사냥꾼'의 면모를 제대로 뽐냈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에 이어 미국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투수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지만, 소형준도 후보에서 빼놓을 수가 없다. 데뷔 첫 시즌부터 13승을 쓸어 담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소형준은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무대에서 강심장의 면모를 뽐냈고, 3시즌 동안 27승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하며 쑥쑥 자라고 있다.
소형준은 19일 경기가 끝난 뒤 최고 '153km의 투심'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형준은 "투심에서 살면서 가장 빠른 스피드가 나와서 뿌듯하다"며 "최근 팔꿈치 앵글(각도)를 앞으로 끌고 나오기 위해 신경을 썼는데, 그 부분들이 잘 이루어져 스피드가 잘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선발 투수 소형준이 평균 구속이 아닌 최고 구속에 신경을 쓴 이유는 무엇일까. 향후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다. 소형준은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꿈을 꿔왔다. 아직은 스피드를 비롯해 부족한 부분이 많다. 그러나 아직 3년차이기 때문에 조금 더 진화하고, 스피드가 오르면 도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속이 빠르다고 미국 무대에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좌완 투수'라는 특수성을 갖춘 것이 아니라면 파이어볼러들이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가능성은 높다. 일본인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마에다 켄타(미네소타 트윈스), 사와무라 히로카즈(보스턴 레드삭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150km의 볼을 손쉽게 던지는 '우완 투수'로 이를 바탕으로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이다.
소형준은 이미 스스로 기준을 정해둔 상황이다. 그는 "꿈을 크게 갖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싱긋 웃으며 "스스로는 투심이 평균적으로 150km 초반, 최고 155km는 나오면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겨울마다 준비하고 연차가 쌓이고, 그 스피드가 나오면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KBO리그에는 소형준을 뛰어넘는 3년차 이하 선수가 없다. KT를 넘어 리그의 보물이기도 하다. 소형준이 자신이 목표한 바를 달성한 뒤 포스팅시스템 혹은 FA를 통해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볼 날이 기대된다.
[KT 선발투수 소형준이 1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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