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인정할 시간이다. 올해 KIA의 외국인투수 농사는 명백한 실패다.
양현종과 원투펀치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 션 놀린은 5월20일 NC전 이후 종아리 근육 파열로 정확히 1달째 자취를 감췄다. 아직도 이렇다 할 복귀 움직임이 없다. KIA는 사실상 교체 수순을 밟고 있다.
8경기서 2승5패 평균자책점 3.53. 건강할 때도 그렇게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좌완인데 좌타자 피안타율이 무려 0.358. 좋은 우타자 피안타율(0.181)로 어느 정도 만회했다. 그래도 안정감이 떨어졌다.
로니 윌리엄스는 이미 두 차례 부상 이슈가 있었다. 4월 말 허벅지 부상으로 1달간 이탈했다. 8일 광주 LG전 이후에는 오른팔 굴곡근 염증으로 또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건너뛰었다. 19일 광주 삼성전서 복귀했으나 실망스러웠다. 9경기서 3승3패 평균자책점 5.49.
로니는 마이너리그에서도 불펜 경력이 선발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선발투수로 풀타임을 소화할 수 있는 노하우가 부족하다. 빠른 공을 던지지만 투구내용의 일관성은 떨어진다. 퀄리티스타트 1회에 5자책 이상 3회.
두 사람의 스펙은 평범한 편이다. 스펙이 KBO리그 성공을 보장하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불안정했던 투수가 아시아에서 성공하는 것도 절대 쉽지 않다. 한국과 일본의 수준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문화, 환경 적응 등 변수가 많다. 결국 내재된 리스크가 터졌다.
장정석 단장은 작년 가을 취임하자마자 FA 나성범과 양현종을 투 트랙으로 협상, 253억원에 계약을 이끌어내는 수완을 발휘했다. 두 사람은 기대대로 타선과 마운드의 중심을 잡으며 몸값을 제대로 한다. 그리고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 트레이드로 영입한 박동원 등 로스터 보강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
그러나 외국인투수들 만큼은 실패를 인정해야 할 시간이다. 놀린은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 로니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시즌 초반부터 불안한 외국인투수가 여름 이후 갑자기 언터쳐블이 된 사례는 거의 없다. 잘 하는 외국인선수는 그냥 처음부터 잘 한다. 소크라테스가 시즌 초반 좋지 않았지만 1달뿐이었다. 사실상 이제 놀린과 로니에겐 크게 기대할 게 없다. 대권에 도전하는 KIA로선 놀린과 로니의 동시 교체를 추진하는 게 합리적이다.
장정석 단장은 일찌감치 프런트 외국인 담당 파트와 새 외국인투수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외국인선수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이 위축됐다. AAAA급 선수들의 까다로운 옵트아웃 조건 등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쉽게 선수를 아시아에 넘기지 않는 추세다.
그 사이 시간은 계속 흐른다. 이달 말 영입을 확정해도 신변을 정리하고 입국해서 몸을 만드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현 시점부터 계약이 발표되는 외국인선수들은 사실상 후반기에 데뷔한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해도 KIA는 승부수를 던질 시기다. 이미 외국인투수들의 도움을 못 받는 선발진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6월 들어 다시 주춤한 것도 선발진의 힘이 떨어진 탓이 크다. 장정석 단장의 디시전이 중요한 시점이다.
[로니(위), 놀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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