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정후는 골프도 잘 치겠네.
키움 이정후는 2021시즌 막판 자신만의 타격 매커니즘을 확고하게 구축했다. 타율 0.360으로 타격왕에 오른 배경이다. 그 감각을 잊지 않으려고 2021시즌이 끝난 뒤 휴식시간을 최소화했다. 재빨리 개인훈련에 돌입했고, 고흥, 강진 스프링캠프의 밀도 높은 훈련으로 이어졌다.
2020시즌 15홈런을 친 뒤 장타를 의식, 퍼 올리는 스윙을 이어간 게 패착이었다. 2021시즌 초반 슬럼프의 이유였다. 결국 본래의 스윙으로 돌아오는데 시간이 걸렸다. 우선 강한 몸통회전으로 레벨스윙을 하며 강한 타구생산에 집중한다.
여기에 약간 오픈스탠스를 취하면서 몸쪽 대응력을 높였다. 극단적 오픈스탠스가 아닌데다 컨택 능력이 좋아서 바깥쪽도 자유자재로 공략한다. 때문에 지금의 이정후는 사실상 약한 코스가 없다. 몸통 회전을 하면서 공을 충분히 보기 때문에 패스트볼과 변화구 모두 능숙하게 공략한다.
급기야 18일 고척 LG전서는 ‘골프 스윙’이 나왔다. 2-0으로 앞선 3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LG 임찬규에게 볼카운트 2B2S서 5구 142km 패스트볼이 몸쪽 바짝 붙어 들어왔다. 심지어 발목보다 약간 높은 높이의 극단적인 낮은 공이었다.
이정후는 이 공을 본능적으로 건드렸다. 상체를 숙여 스윙 궤도를 낮췄고, 자연스럽게 헬멧이 벗겨질 듯했다. 몸의 중심을 잃고도 마치 골프 스윙을 하듯 공을 맞췄다. 깔끔한 우전안타. 이정후의 우수한 컨택 능력이 또 다시 빛을 발하는 장면이었다.
19일 고척 LG전서 아담 플럿코의 커터를 잡아당겨 우월 솔로포를 만든 장면, 12일 광주 KIA전서 한승혁의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월 결승 스리런포를 터트린 장면 모두 몸쪽 높은 코스였다. 올 시즌 몸쪽 대응능력이 탁월하다는 증거다.
키움은 2위를 달린다. 그러나 전체적인 공격 생산력은 크게 떨어진다. 상대팀 배터리가 이정후를 집중 견제할 수 있는 환경이다. 그럼에도 이정후를 봉쇄하지 못한다. 좋은 공을 안 던지는데도 공략 가능한 코스가 많고 못 치는 구종이 없기 때문이다. 투수들이 최소 하루에 한~두 타석은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어느덧 이정후의 타율은 0.337까지 올라왔다. 멀게만 보였던 타격 1위 호세 피렐라(삼성, 0.355) 추격도 불가능하지 않다. 이쯤 되면 9개 구단 투수들은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열렬히 응원하지 않을까.
한편으로 이정후가 골프를 얼마나 잘 칠지도 궁금하다. 보통 야구선수는 도구로 공을 때리는 골프에도 탁월한 재능을 발휘한다. 물론 은퇴할 때까지 확인하긴 어렵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