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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제2의 이승엽은 신기루였나.
KIA 왼손거포 유망주 김석환이 20일 1군에서 말소됐다. 5월 2일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 2군행이다. 당시 보름만인 5월 17일에 1군에 복귀했으나 1개월만에 다시 2군으로 갔다. 올 시즌 성적은 30경기서 64타수 9안타 타율 0.141 1홈런 3타점 10득점 OPS 0.470 득점권타율 0.125.
예견된 2군행이다. 5월 중순에 1군에 돌아온 뒤 기회를 거의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5월부터 출전한 경기가 11경기였다. 성적은 12타수 무안타. 안 그래도 타격이 안 풀리는데, 출전기회마저 불규칙적이니 반등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김석환으로선 핑계를 댈 수 없다. 4월 한달간 김종국 감독으로부터 꾸준히 기회를 받았음에도 타율 0.173에 그쳤기 때문이다. 5월1일 광주 삼성전을 끝으로 주전 좌익수는 이우성에게 넘어갔다. 이우성도 자리를 잡지 못했고, 이창진이 주전 좌익수 경쟁의 최종 승자가 됐다. 당분간 이창진의 자리를 누구도 빼앗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석환과 함께 전폭적으로 기회를 받은 신인 내야수 김도영은 아직 한 번도 1군에서 말소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석환과 김도영은 상황이 다르다는 게 KIA 내부의 시각이다. 김종국 감독은 김도영의 수비력과 주루능력을 탈 신인급으로 바라본다. 실제 김도영은 대수비와 대주자로서 가치가 있다.
그러나 김석환은 애당초 주루와 수비력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타격이 안 되면 쓰임새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김 감독으로선 김석환을 2군으로 보내는 게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대타 요원은 김석환 외에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궁극적으로 김석환이 2군에서 타석 수를 채우며 타격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김석환 케이스는 거포 유망주를 키우는 게 참 힘들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선두 SSG가 3년차 왼손거포 전의산으로 빅히트를 치는 중이다. 그러나 전의산은 1라운드 출신이며, 경남고 시절 공격형 포수로 유명했다. 전의산이 특별한 케이스일 뿐, 알고 보면 10개 구단에 김석환 케이스가 훨씬 더 많다.
KIA는 장기적으로 최형우와 나성범을 잇는 토종 왼손거포를 키우는 게 지상과제다. 우타거포의 경우 황대인이 마침내 포텐셜을 터트리며 한 숨을 돌렸다. 여기서 기억해야 한다. 황대인도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오기까지 7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지난 2년간 혹독한 플래툰 적용을 받으며 1군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 본인도 전임감독 시절 플래툰이 지금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털어놨다.
김석환은 이제 만 23세, 데뷔 5년차다. KIA가 좀 더 긴 호흡으로 다가갈 필요가 있다. 이미 군 복무를 해결한만큼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자원이다. ‘제2의 이승엽’이라는 수식어는 아무나 다는 건 아니다. 설령 제2의 이승엽이 안 되더라도 여전히 긁어 볼만한 복권이다. 이번 2군행에 김석환도 KIA도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
[김석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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