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1군 마운드에서 상대 타자와 싸울 수 있어야 한다"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현역 시절 쌍방울 레이더스와 SK 와이번스에서 뛰며 통산 545경기에 출전해 134승 144패 12홀드 26세이브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한 '레전드' 투수 출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수들에게는 조금 더 엄격한 편이다.
지난해 4월 29일 SSG 랜더스 소속이던 김세현이 KT 위즈와 맞대결에서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지 못하고 3볼넷을 내주며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김원형 감독은 이튿날 김세현을 향해 "스트라이크를 못 넣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지고 이기고를 떠나 베테랑 투수가 자기의 볼을 못 던지는 것은 팀원, 코칭스태프, 야구를 보는 팬의 입장에서 굉장히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크게 꾸짖었다.
대참사가 일어난 이후 SSG는 머지않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김세현의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김세현이 새로운 팀을 찾기 위해 빠른 결정을 내렸지만, 현재까지 그를 데려갈 팀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이 지난 21일 경기에서 발생했다.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김주온이 아웃카운트 없이 3사사구 3실점(3자책), 한두솔이 1이닝 5피안타 2사사구 6실점(6자책)으로 크게 무너졌다. 마운드에서 자신의 투구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먼저 마운드에 오른 김주온은 강승호-박세혁-김재호로 이어지는 타선을 상대로 각각 1개씩의 스트라이크 밖에 던지지 못하고 세 타자를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냈다. SSG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한두솔을 투입했지만, 상황은 더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한두솔은 박계범-양찬열-안권수-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무려 4연속 적시타를 맞았다. 이후 제구 난조를 보이기 시작, 양석환과 김재환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또다시 강승호와 박세혁에게 연달아 안타를 맞은 후 힘겹게 이닝을 매듭지었다.
결국 김원형 감독은 22일 인천 두산전에 앞서 김주온과 한두솔을 1군에서 말소시켰다. 김원형 감독은 1군 경기를 하는 동안에는 그러한 상황이 생기면 안 된다. 한 명은 스트라이크를 못 넣고, 한 명은 집중타를 맞았다. 안타를 맞을 수는 있지만,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는 것은 안타깝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현역 시절 100승을 넘게 쌓았던 레전드 투수 출신인 만큼 투수들에게 조금 더 엄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투수 출신임을 떠나서 누가 보더라도 지난 21일 경기에서 이들의 보여준 투구는 매우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사령탑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1군 마운드에서 상대 타자와 싸울 수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들의 2군행은 재정비를 비롯해 여러 의미가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메시지는 '경고'다. 1군 선수라면 그에 맞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 방출을 당했던 김세현에 비해서 나이가 많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20대 중반 이상으로 결코 적은 나이도 아니다. 1군에서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SSG 김원형 감독이 22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SSG의 경기에서 김태형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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