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평균자책점 6.51. 그러나 실망할 이유가 없다.
KIA 차세대 에이스 이의리(20)는 데뷔 2년차에 실질적으로 첫 풀타임 선발을 소화하고 있다. 작년 데뷔 첫 시즌에 본인의 부주의에 의한 발목 부상으로 후반기를 사실상 날렸다. 때문에 이의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투수 풀타임’을 목표로 내걸었다.
성적을 떠나 일단 선발투수로 풀타임을 한 번이라도 소화하면 스스로 부족한 점을 느끼면서 발전을 위한 동력을 찾을 수 있다. 시간은 이의리의 편이다. KIA도 이의리의 성장을 기다려 줄 충분한 시간이 있다. 아직 양현종이 몇 년 더 에이스를 맡을 수 있기 때문이다.
6월이 좋지 않긴 했다. 5경기서 1승3패 평균자책점 6.51이었다. 시즌 성적은 15경기서 4승5패 평균자책점 4.19.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4~6월 피안타율은 0.189, 0.206, 0.287, 피OPS도 0.647, 0.676, 0.820으로 계속 나빠졌다.
4월에는 5경기서 평균자책점 3.24로 준수했다. 두 차례 퀄리티스타트를 하고도 1승에 그칠 정도로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를 거듭할수록 삐걱 거린다. 재정비를 할 타이밍인 건 분명하다.
28일 고척 키움전서는 5⅔이닝 7피안타 5탈삼진 4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다. 특히 5회 두 타자 연속 볼넷을 내준 뒤 아쉬운 수비가 있었다. 김휘집의 빗맞은 타구를 잘 잡았으나 홈 송구가 부정확했다. 결과적으로 실점과 함께 타자주자까지 세이프. 이후 이정후에게 결승 우월 스리런포를 맞았다. 슬라이더를 몸쪽으로 잘 넣었으나 이정후가 잘 쳤다.
이의리는 올 시즌 패스트볼 비중을 높이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비율을 다소 낮췄다. 다만, 스탯티즈의 데이터를 보면 6월 들어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다소 높아졌다. 이런 부분은 포수 박동원, 서재응 투수코치, 전력분석팀 등과 함께 조정해 나가면 된다. 여전히 이의리는 2년차치고 구위와 커맨드, 경기운영능력이 수준급이다. 괜히 데뷔 직후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도는 건 아니다.
따지고 보면 ‘103억원 대투수’ 양현종의 1~2년차 시절보다 훨씬 나은 행보다. 양현종은 2007~2008년에 주로 불펜투수로 뛰다 간혹 선발투수로 나섰다. 풀타임 선발은 3년차이던 2009년이 처음이었다. 저연차 시절에는 제구와 커맨드가 불안한 미완의 대기였다.
실제 양현종은 2007년 31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4.17, 2008년 48경기서 5패5홀드 평균자책점 5.83이었다.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다. 반면 이의리는 양현종도 하지 못한 신인왕을 차지했고, 이미 작년과 올해 4승씩 챙기며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한다. 2년차 시절까지의 모습만 보면 이의리가 낫다.
지금의 모습에 만족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6월의 난조를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발전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낙담할 필요도 없다. 김종국 감독은 “국내 선발투수들이 자신의 몫을 잘해준다. 이의리는 이닝을 잘 소화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의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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