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160km 파이어볼러와 MVP급 타자에게 가렸을 뿐, 엄청난 시즌을 보내는 선수가 있다.
키움 좌완 불펜 김재웅이다. 김재웅은 29일 고척 KIA전서 1-0으로 앞선 8회말 등판,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했다. 시즌 21홀드를 기록했다. 28일 경기서 20홀드를 돌파하면서 2011년 오주원(20홀드), 2020년 이영준(25홀드)에 이어 구단 세 번째 왼손 20홀드 투수가 됐다.
사실 말도 안 되는 성적이다. 38경기서 2승21홀드 평균자책점 0.72. WHIP 0.98에 피안타율 0.130. 5월12일 고척 두산전 이후 무려 22경기 연속 무실점했다. 팀이 박빙으로 앞서는 8회를 책임지는 메인 셋업맨. 하이 레버리지를 책임지면서 이 정도 수치를 찍는 게 대단하다.
정우영(LG, 18홀드)을 제치고 홀드 부문 단독선두. 올 시즌 키움의 안정적인 행보를 감안할 때 생애 첫 홀드왕 도전도 꿈이 아니다. 타이틀을 떠나 투구내용, 위력을 보면 올 시즌 최고의 셋업맨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재웅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0.5km에 불과하다. 작년 140.1km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수직무브먼트가 좋다. 회전수도 많다. 같은 140km대 투수라도 김재웅이 훨씬 위력 있다.
2차 스탯을 봐도 올 시즌 김재웅이 얼마나 대단한 투수인지 드러난다. 스탯티즈 기준 WAR 2.77로 투수 부문 8위다. 어지간한 특급 선발투수보다 가치가 높다는 의미. 마무리를 포함한 구원투수들 중에선 단연 1위. 심지어 승리확률기여도는 2.67로 2.92의 윌머 폰트(SSG)에 이어 투수 부문 2위다. 그만큼 팀 승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키움은 올 시즌 7회까지 앞설 때 39승1무, 대단한 행보다. 8회를 완벽하게 책임지는 김재웅의 지분이 절대적이다. 홍원기 감독도 김재웅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 “8회에 항상 많은 일이 벌어진다. 그래서 ‘약속의 8회’라는 말도 있지 않나. 김재웅이 잘 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키움은 6~7회 하영민과 김태훈, 9회 마무리 역할을 문성현과 이승호가 맡는다. 상황에 따라 역할을 조금씩 바꾼다. 최근 문성현이 마무리를 맡지만 고정 마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8회=김재웅’만큼은 불변이다. 홍 감독은 “마무리투수가 중요하지만, 8회를 막는 투수가 더 중요하다. 김재웅이 상대에 넘어갈 수 있는 흐름을 제일 잘 막는다”라고 했다.
160km 파이어볼러 안우진, MVP급 시즌을 보내는 천재타자 이정후가 화려함을 앞세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러나 묵묵히 8회를 지배하는 김재웅이 있기에 키움이 2위를 질주한다. 이정후와 안우진도 인터뷰를 할 때마다 “불펜 투수에게 고맙다”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김재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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