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국내 최고 투수가…”
키움 160km 파이어볼러 안우진(23)은 올 시즌 틈날 때마다 김광현(SSG)과 양현종(KIA)의 투구 모습을 영상을 통해 확인한다. 김광현의 투구를 좀 더 자주 본다고 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존경하는 선배이며, 롤모델 같은 존재라고 몇 차례 언급했다.
특히 안우진은 두 사람이 10년 넘게 KBO리그 최고투수 지위를 놓치지 않는 것에 대해 경외심을 표했다. 실제 김광현과 양현종은 2007년 데뷔해 2010년대 KBO리그를 풍미했다. 2020년대 초반에도 노련미를 앞세워 여전히 ‘탑 오브 탑’으로 군림한다.
사실 안우진과 김광현, 양현종은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 던지는 팔만 다른 게 아니라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 180도 다르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경기흐름에 따른 효율적인 운영능력의 달인들이다. 데이터와 상대 컨디션, 스윙 궤적 등을 확인하면서 구종과 코스를 선택, 확률 높은 공략을 한다. 철저히 맞춰 잡다가도 140km대 후반의 패스트볼로 삼진을 잡는 능력을 과시한다.
반면 안우진은 상대적으로 힘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지난달 23일 대구 삼성전서 패스트볼 최고 160km을 찍었다. 155km 내외가 애버리지다. 위기일수록 힘으로 윽박지르려는 스타일이었다. 실제 타자들도 알면서도 많이 당했다.
하지만, 안우진은 여전히 구종별 커맨드가 특정 구간에 갑자기 흔들리는 약점이 있다. 공이 가운데로 몰리거나 타자의 노림수에 걸려들면 여지없이 난타를 당하기도 했다. 그래서 홍원기 감독은 안우진의 구속에 별 다른 관심이 없다. 효율적인 경기운영에 의한 투구수 관리, 다시 말해 적은 투구수로도 많은 이닝을 안정적으로 끌어 가길 기대한다.
5년차다. 그러나 실질적 풀타임 선발은 올해가 처음이다. 그래서 안우진의 발전 속도가 놀랍다. 최근 안우진은 본격적으로 특급선발로 자리매김한 작년보다 더 좋아진 모습이다. 홍 감독도 작년에 비해 경기운영능력, 변화구 커맨드가 향상됐다고 인정한다.
안우진은 지난달 29일 고척 KIA전서 7이닝 2피안타 7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9승을 따냈다. 자신이 롤모델 삼는 양현종과의 리매치서 판정승했다. 특히 위기서 주무기 슬라이더와 커브를 활용해 실점하지 않는 장면들이 돋보였다. 갑자기 꺼낸 포크볼이 관심을 모았지만, 핵심은 안우진이 더 이상 빠른 공에만 의존하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들도 “작년 안우진과 올해 안우진은 또 다르다. 올해 더 성장했다”라고 한다.
안우진과 지난달 11일 광주 맞대결 포함 최근 두 차례 맞붙은 양현종도 안우진의 성장을 인정했다. 지난달 30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아니, 국내 최고 투수가 그런(자신을 배우고 싶다는) 말을”이라면서 “그런 얘기를 해줘서 내가 더 고맙다. 아직 야구를 할 날이 많은 선수 아닌가. 이미 모든 수치에서 우리나라 최고다. 나보다 나은 투수에게 내가 무슨 말을 해주나”라고 했다.
또한, 양현종은 “모든 수치에서 우리나라 최고다. 정말 어마어마한 투수가 될 것이다. 아직 선발로 경험이 없긴 하다. 경험은 무시 못한다. 그래도 우진이 경기를 보면서 ‘좋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배울 점이 많다. 앞으로 기대되는 투수”라고 했다.
실제 안우진의 올 시즌 각종 수치를 보면 오히려 김광현과 양현종에게 앞서는 측면이 있다. 안우진은 다승 2위(9승), 평균자책점 3위(2.14), 탈삼진 2위(95개), WHIP 5위(1.05), 피안타율 2위(0.199)다. 김광현이 평균자책점(1.43), WHIP(0.98)만 조금 앞선다. 안우진이 김광현과 양현종의 장점을 흡수하며 괴물로 진화한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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