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인천이 약속의 땅인가.
KIA 슈퍼루키 김도영에게 인천은 기분 좋은 곳이다. 인천에서 데뷔 첫 안타에 첫 홈런까지 쳤기 때문이다. 1일 인천 SSG전서 평소처럼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김선빈과 황대인이 경기도중 잔부상으로 빠지면서 기회를 잡았다.
6회말 수비부터 핫코너를 지켰다. 그리고 5-5 동점이던 7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최민준을 상대로 2S로 몰렸으나 풀카운트까지 몰고간 게 주효했다. 7구 바깥쪽 라이더를 힘 있게 밀어 우측 담장을 살짝 넘겼다.
프로 데뷔 59경기, 146번째 타석에서 만들어낸 데뷔 첫 홈런이었다. 홈런을 친 뒤 후련하다는 표정과 함께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여세를 몰아 6-6 동점이던 9회초 1사 2루서 SSG 마무리 서진용의 주무기 포크볼을 잡아당겨 좌전안타를 뽑아냈다.
KIA는 결국 패배했지만, 김도영의 방망이는 인상적이었다. 사실 데뷔 첫 안타도 극적이었다. 시범경기 타격왕으로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화려하게 개막전 톱타자로 데뷔했다. 그러나 개막 후 5경기 연속 무안타에 시달렸다.
결국 4월9일 인천 SSG전서, 심지어 151억원 에이스 김광현에게서 데뷔 첫 안타를 뽑아냈다. 이제 김도영에게 4월9일과 7월1일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KIA 역시 김도영의 방망이가 활발해지는 게 반갑다.
현재 주전 3루수 류지혁의 타격감이 썩 좋지 않다. 김종국 감독은 일찌감치 류지혁과 주전 유격수 박찬호의 체력안배를 위해 김도영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대수비와 대주자로서의 가치는 상당하다.
2군으로 보내 타석수를 채우고 타격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 게 장기적으로 낫다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1군에서 제한된 타격기회를 살리면서 성장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어쨌든 2군이 아닌 1군을 대표하는 대형 내야수 재목인 건 확실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연속성이다. 아직 김도영은 타격에서 연속성을 갖고 좋을 때 몰아치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신분이 백업으로 바뀌면서 타격감 유지가 더욱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묘하다. 류지혁과 박찬호의 체력안배가 필요한 시기다. 이럴 때 김도영이 방망이로 좀 더 보여주면 김 감독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 최소한 슈퍼백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KIA는 반전의 모멘텀이 필요하다. 고난의 수도권 9연전의 막바지다. 2연승으로 출발했지만, 5연패다. 주축 타자들은 체력이 떨어지고 있고, 마운드는 과부하 조짐이 보인다. 누군가 미친 활약으로 팀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다. KIA로선 그 주인공이 김도영이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김도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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