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한화 '주장' 하주석(28)은 지난달 16일 대전 롯데전에서 8회말 삼진 아웃을 당한 뒤 방망이를 바닥에 내던지는 과격한 행동을 보였고 구심으로부터 퇴장 명령을 받았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하주석은 덕아웃으로 돌아간 이후에도 헬멧을 투척하며 화를 가라 앉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공교롭게도 하주석이 투척한 헬멧은 덕아웃 지붕을 맞고 튀면서 웨스 클레멘츠 수석코치의 뒤통수를 강타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결국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었고 하주석에게 10경기 출장 정지와 제제금 300만원, 그리고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40시간이라는 징계를 내렸다.
하주석이 떠나고 한화는 어떻게 됐을까. 졸지에 주전 유격수를 잃은 한화는 '하주석 사태' 이후 2승 9패 1무로 1할대 승률(.182)에 그치며 더욱 악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고척 키움전에서는 타선이 1점도 얻지 못하고 0-3으로 주저 앉으며 리그에서 가장 먼저 50패를 당한 팀으로 기록됐다. 올 시즌 성적은 24승 50패 1무(승률 .324). 당연히 성적은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고 9위 NC와도 5.5경기차로 뒤져 있어 꼴찌 탈출도 요원한 상황이다.
한화의 최근 부진은 비단 하주석의 공백 때문 만은 아닐 것이다. 이번 키움과의 주말 시리즈에서 결정적인 실책으로 1패, 타선의 침묵으로 1패가 쌓인 것만 봐도 그렇다.
하주석은 이미 징계를 다 소화했지만 아직 1군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다는 입장. 사실 하주석이 당장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한화의 분위기가 급반전이 될 것 같지는 않다. 하주석은 징계를 받기 전까지 타율 .213 3홈런 31타점 10도루에 실책 11개로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 한화가 오매불망 기다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벌써 7월이다. 한화는 오랜 기간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고 반전을 일으킬 수 있는 계기도 보이지 않는다. 이제 새 외국인투수 2명이 합류하면서 선발로테이션 운영에 숨통을 틔었지만 선수 2명이 새로 온다고 해서 분위기가 쉽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달 한화가 10연패를 당했던 날에 "투수진은 선발로테이션에 외국인투수 2명 없이 거의 전 시즌을 운영을 했다. 주장인 하주석도 없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는데 엄청난 기량의 외국인 원투펀치가 합류하고 하주석이 부활에 성공하는 것만으로 한화의 상황이 180도 달라질지는 미지수다. 그만큼 전체적으로 한화의 전력이 너무 약하다는 이야기다.
깊이 생각해볼 문제다. 외국인투수 2명이 새로 입단하고 팀의 주장인 주전 유격수도 징계를 마친 상태이지만 이들의 합류 만으로는 희망을 노래하기 어렵다는 점은 한화가 현재 내부 전력을 냉철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작년과 비교해도 경기력과 결과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분명 지금도 한화는 리빌딩을 진행 중이고 앞으로 지속적인 강팀이 되기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패배에 익숙해지는 것 또한 성장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없다. 한화가 시즌 막판에 '고춧가루' 역할을 할 수도 있고 과거에 '고춧가루 부대'로 활약(?)한 전력도 있지만 그것이 팀의 전체적인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여러 해를 통해 알 수 있지 않았나. 리그 첫 50패를 당해도 별다른 반응 조차 없는 현실을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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