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용택이 형이 그만두면 최강야구로 오라고 이야기를 하시더라"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는 올 시즌을 끝으로 정들었던 유니폼을 벗는다. 이미 지난해 새롭게 FA 계약을 맺으면서 마음을 굳혔고, 이를 번복할 마음도 없다. 5일 인천 SSG전에 앞서 만난 이대호는 "내가 뱉은 말이다. 은퇴하고 이제는 후배들을 위해 기회를 주고 싶다. 이미 말했는데, 다시 한다는 것은 조금 아닌 것 같다"고 굳건한 의지를 드러냈다.
은퇴 시즌이지만 성적은 엄청나다. 이대호는 5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75경기에서 99안타 9홈런 42타점 타율 0.343 OPS 0.862의 어마어마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타율은 이정후에 이은 KBO리그 전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드림 올스타 지명타자 부문 팬 투표 125만5261표, 선수단 투표 171표 총점 48.86점으로 베스트 12에 이름을 올렸다.
이대호는 "마지막까지 많이 뽑아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잘하는 선수가 많기 때문에 솔직히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제가 은퇴하는 것을 알아주시고 많이 뽑아주신 것 같다"며 "어쨋든 마지막 시즌, 올스타전도 마지막인데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팬들을 향해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대호는 은퇴를 앞둔 인터뷰 때마다 '눈물이 많아졌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지난 3일 LG 트윈스의 '레전드' 박용택의 은퇴식을 본 뒤 이대호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그는 "첫 타석에서 눈물이 나는데, 병살타를 쳤다"고 웃으며 "마음이 울컥울컥하는데,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이대호는 "형수님(박용택 아내)이 꽃다발을 주면서 안아주는데 우리 와이프 생각이 나더라. 제 은퇴식 때도 와이프가 울지 않을까 생각하다 보니 슬픈 것 같다. 직장에 20년 일하다가 나갔을 때의 공허함, (미래에)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야구장에서 티 내지 않으려고 하는데, 그날은 좀 심하더라"고 설명했다.
롯데 팬들은 물론 야구 팬들은 사이에서는 너무나도 잘하는 이대호의 은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대호의 은퇴를 환영하는 목소리도 있다. 누가 이대호의 은퇴를 반기는 것일까. 바로 TV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 출연하고 있는 은퇴 선수들이다.
이대호는 "(박)용택이 형이 그만두면 (최강야구로) 오라고 이야기를 하시더라. 진짜 야구를 해야 하는데, 자꾸 최강야구 쪽으로 연결을 하신다. (박용택 은퇴식 때) 잠실구장을 오셨던 최강 야구 팀에서 자꾸 나를 초대하더라"며 "아직 은퇴도 안 했는데, 계속 초대해서 당황했다. 어쨌든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하겠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올스타전을 기점으로 이대호의 은퇴투어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대호는 남은 기간 팬 서비스와 팀 성적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는 "기회가 되는 한 최대한 사인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제가 소심하지만, (퍼포먼스 또는 팬 서비스)에 대해서 생각 중이다. 작은 선물이라도 드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안 다치고 열심히 해서 진짜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 이대호가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SSG의 경기 1회초 1사 2루에서 적시타를 때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