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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SSG 랜더스 윌머 폰트가 뜻 깊은 기록을 만들어낸 뒤 잃어버렸던 기념구를 되찾았다. 한 SSG 팬의 배려가 숨어 있었다.
폰트는 지난달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맞대결에서 의미가 있는 기록을 작성했다. 바로 7이닝을 1실점(1자책)으로 막아내며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에 해당되는 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꾸준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지만, 경기가 끝난 뒤 폰트의 손 '기념구'는 들려있지 않았다. 7이닝 투구를 완성하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최지훈(중견수)이 해당 공을 팬에게 선물로 건네준 것. 최지훈도 팬 서비스 차원에서 공을 팬에게 던져줬던 것이 사고(?)로 이어진 셈.
이 과정에서 훈훈한 소식이 전해졌다. 최지훈이 던진 공을 받은 김석호(25)씨가 본인이 받은 공이 폰트의 기록 달성 기념구라는 것을 알게 된 후 구단 SNS를 통해 폰트에게 공을 돌려주겠다는 뜻을 전했다.
SSG 관계자는 폰트에게 해당 사실을 전달했고, 김석호씨가 SSG를 응원하기 위해 대전에서 인천으로 향한 5일 이 둘의 만남이 성사됐다. 폰트는 감사의 의미로 본인의 모자와 로고볼, 친필 사인이 담긴 유니폼을 선물로 건넸다.
SSG 관계자에 따르면 김석호씨는 "그날 마침 개인적으로 기념일이어서 (최)지훈 선수가 선물을 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록 달성 기념구라는 말을 들으니 나보다는 폰트 선수에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돌려주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10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한 아쉬움도 함께 전했다. 김석호씨는 "폰트 선수의 10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응원했는데,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내 공이 더욱 뜻깊게 된 것 같아서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폰트는 "야구를 하면서 처음 세운 기록이고, 한국에서 세운 기록이라 더 뜻깊었다"며 "기록을 기념할 수 있는 소중한 공을 찾아주시고, 먼 길을 직접 온 뒤 돌려주셔서 감사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 = SSG 랜더스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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