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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완투나 완봉을 하는 게 더 나을 뻔했다.”
키움 에이스 안우진(23)은 6월23일 대구 삼성전서 7⅓이닝 5피안타 4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당시 최대 화제는 160km. 5-0으로 앞선 8회말 1사 1,3루서 김현준을 상대로 2구를 던지자 삼성라이온즈파크 전광판에 160km이 찍혔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160km보다 완봉 혹은 완투 기회를 놓친 걸 더욱 아쉬워했다. 수차례 구속보다 효율적인 경기운영과 투구수 관리, 그에 따른 많은 이닝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는 게 ‘진정한 에이스’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고척 6연전 도중 안우진 관련 질문에도 이 얘기가 또 나왔다. 그러면서 슬쩍 한 얘기가 “160km보다 완투나 완봉을 하는 게 더 나을 뻔했다”였다. 완투나 완봉을 해보면서 완급조절, 경기운영의 묘를 깨우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안우진은 데뷔 후 단 한 번도 완투 혹은 완봉을 하지 못했다. 5월31일 고척 삼성전 8이닝이 자신의 역대 한 경기 최다이닝 소화였다. 사실 아무리 스태미너가 좋아도 힘으로만 윽박지르는 투수는 완투 혹은 완봉을 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안우진은 많이 달라졌다. 올 시즌 안우진이 특급 선발투수로 성장한 두 가지 원동력은 변화구 커맨드와 경기운영능력 향상이다. 그렇지 않다면 올 시즌 16경기 중 7경기나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를 찍어낼 수 없었다.
안우진은 5일 잠실 두산전서도 특급투수임을 또 증명했다. 105개의 공으로 7.2이닝을 소화했다. 이닝당 15구도 안 던졌다. 4회와 8회를 제외하면 15구 이내로 끊었다. 최고 158km를 찍었지만 힘으로 윽박지르지만 않았다. 스피드와 완급조절을 효율적으로 배합했다.
사실 홍 감독은 이날 안우진의 완투를 대놓고 밀어주는 듯한 인상이었다. 그럴 만했다. 7회까지 89구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양석환에게 좌월 투런포 한 방을 맞은 것 외에는 완벽한 투구였다. 경기중반까지 완급조절을 잘했기 때문에 7회 세 타자 모두 삼진을 잡으며 157km를 찍을 수 있었다.
그래서 홍 감독은 1-2로 뒤진 8회말에도 안우진을 올렸다. 완봉승이나 완투승은 아니지만, 완투패도 엄연히 완투다. 그러나 2사까지 잘 잡고 강승호에게도 평범한 1루수 뜬공을 유도했다. 그러나 1루수 이병규가 포구 실책을 범하며 흐름이 묘하게 흘러갔다. 후속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에게 좌전안타를 맞자 교체됐다.
홍 감독으로선 추가실점을 무조건 막아야 하는 상황서 흐름을 차단해야 할 타이밍이었다. 안우진의 완투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팀 승리다. 결과적으로 이명종이 대타 양찬열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고 추가실점을 막았다. 그리고 9회초 2사 후 상대 실책에 의한 3득점으로 기적의 역전승을 일궈냈다. 홍 감독의 디시전은 적중했다.
안우진으로선 이병규의 실책만 없었다면 9회초 3득점을 안고 9회말까지 등판, 완투승까지 도전할 수 있었다. 8회까지 105구를 소화한 상황. 9회말 등판이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결국 노 디시전(7⅔이닝 3피안타 9탈삼진 1사구 2실점). 안우진에게 완투와 완봉은 여전히 벽으로 남아있다. 진정한 특급투수로 향하는 또 하나의 관문이다.
여기서 안우진의 성숙한 모습이 또 드러난다. 안우진은 경기 후 “실책은 경기의 일부다. 그것에 연연하지 않고 잘 던지려고 했다”라고 했다. 진정한 에이스는 야수의 실책마저 극복하고 감싸 안을 수 있어야 한다. 안우진은 정말 폭풍성장 했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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