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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2022년 KBO 리그에서 개막 1호 타점을 올린 주인공은 다름 아닌 한화 외국인타자 마이크 터크먼(32)이었다. 터크먼은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1회초 무사 1,2루 찬스에서 로버트 스탁의 155km 직구를 때려 좌전 적시타를 날렸고 2루주자 정은원이 득점하면서 리그 1호 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이것이 바로 한화가 원하던 그림이 아니었을까. 터크먼은 분명 3번타자로 출발한 선수였다. 그만큼 중심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기대한 것이다. 출루율이 높은 정은원과 최재훈이 테이블세터를 맡아 밥상을 차리면 터크먼과 노시환이 해결하는 그림을 그린 한화. 그런데 터크먼은 개막 1호 타점의 영광과 무색하게 지금까지 고작 타점 16개를 적립한 것이 전부다.
터크먼은 분명 한화의 전력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선수다. 팀내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 가장 높은 타율 .290과 90안타를 기록하고 있고 도루 역시 14개로 공격 첨병 역할을 해내고 있다. 여기에 믿고 보는 수비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결코 KBO 리그에서 실패한 외국인타자라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한화가 애초 기대했던 모습과는 거리도 있는 것이 현실. 터크먼은 개막전부터 3번타자로 나섰으나 유독 득점권 찬스만 다가오면 약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도 그의 득점권 타율은 .189로 2할도 미치지 못한다. 이상하게 주자만 있으면 고개를 숙인다. 터크먼의 유주자시 타율도 .214에 그치고 있으니 그의 타점 생산 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가 때린 홈런 4방도 모두 솔로포였다.
결국 한화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터크먼이 타점 사냥에 어려움을 겪자 1번타자로 타순을 바꾼 것이다. 터크먼은 5월 12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첫 1번타자 출전에 나섰고 이후 지금까지 줄곧 1번타자로만 출전하고 있다. 사실 3번타자로 나섰을 때도 타율은 .299로 나쁘지 않았지만 타점은 5개 밖에 올리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터크먼이 1번타자로 옮기면서 정은원이 3번타자로 나서고 있는데 아무래도 장타력이 출중한 유형의 타자가 아니다보니 한화 중심타선의 파괴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화는 팀 타율도 .242로 최하위이고 팀 장타율 또한 .351로 꼴찌에 머무르고 있다.
벌써 시즌의 절반이 지났지만 터크먼의 타점 개수는 16개가 전부다. 이대로라면 겨우 30타점을 채우고 시즌을 마칠 페이스다. 한화가 100만 달러를 꽉 채워서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타자인데 과연 지금의 타점 개수로 만족할 수 있을까. 아무리 1번타자로 역할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애초에 한화가 기대했던 것과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한화가 남부럽지 않은 중심타선을 갖고 있다면 이런 '딜레마'에 빠질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지금 노시환이 허벅지 부상으로 빠져 있고 '이적생' 이진영도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185에 홈런 1개도 치지 못하고 있어 한화 타선이 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정은원이 3번타자로서 굉장히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지만 최근 한화의 득점력은 다시 불이 꺼진 듯한 모습이다. 만약 터크먼이 3번타자다운 타점 생산 능력을 보여줬다면 어땠을까. 한화로선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마이크 터크먼.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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