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80년대의 전설, 록 밴드 송골매가 38년 만에 다시 팬들과 만난다.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메세나폴리스 신한 플레이 스퀘어에서 송골매 전국 투어 콘서트 '열망(熱望)' 개최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송골매 멤버 배철수, 구창모를 비롯해 송골매 리메이크 음원 프로젝트에 참여한 그룹 엑소 수호, 잔나비 최정훈이 참석했다.
오는 9월 11,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KSPO)돔에서 송골매의 전국투어 콘서트 '열망(熱望)'의 막이 오른다. 송골매의 대표 멤버 배철수, 구창모가 38년 만에 함께 무대이자 '송골매'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는 마지막 공연이다. 1980년대 가요계를 상징하는 두 사람이 만나 송골매의 역대급 히트곡을 한자리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날 구창모는 "우선 굉장히 설레고 긴장도 된다. 그 옛날의 추억을 되살리면서 그때 그 기분을 고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며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배철수 또한 "설렘도 있지만 사실 걱정이 더 많이 된다. 예전에 송골매를 정말 좋아하셨던 팬들이 이번 공연을 보고 혹시라도 실망하시면 어떻게 할까 싶다. 그리고 우리들이 젊은 시절에 '오빠'라고 불렀던 중년의 여성분들이 우리를 실제로 보시고 '창모 오빠도 이제 많이 늙었네'하고 걱정하실까 봐. 사실 내가 더 걱정이다. 구창모 씨는 아직 젊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38년 만에 함께 무대에 오르는 두 사람. 구창모는 "나 같은 경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해외에서 20년을 넘게 생활했다. 그 바람에 국내에서 음악을 다시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그 사이에도 배철수 씨와 연락하고 만났지만 송골매 재결합과 활동은 오래전부터 이야기했다. 오래전부터 기대하고 있었다"며 오래전부터 재결합을 계획했음을 설명했다.
배철수는 "1990년 송골매 9집을 끝으로 라디오 디스크자키로만 33년째 일하고 있다. 처음 DJ가 됐을 때는 음악계에서 은퇴했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한 5년 정도 방송을 진행하면서 깨달았다. '나는 음악에 대한 재능이 부족하구나', '음악을 직접 하는 것보다 음악을 소개하는 게 나한테 잘맞는다'고 생각해서 다시 무대로 돌아온다는 생각은 못했다"고 고백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어 "그런데 한 10여 년 전부터 구창모 씨와 계속 만나면서 구창모 씨가 노래를 안 하고 있는게 아깝다고 생각했다. 저렇게 재능이 있고 노래도 잘하고 히트곡도 열 곡 이상인데 왜 사업을 하고 있을까. 사업은 자본금도 있어야 하고 투자도 많이 해야 한다. 노래는 그냥 마이크 하나 들고 올라가면 되는데. 노래는 목만 건강하면 되고 드는 게 없다"며 "구창모 씨가 노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본인은 무대로 다시 돌아오는걸 되게 어려워하더라. 그래서 더 나이 들기 전 송골매 공연을 하자고 10년 전부터 이야기를 했는데 이렇게 빨리 될 줄 몰랐다"고 기쁨을 표했다.
본 공연은 서울을 시작으로 하는 전국 투어다. 9월 11, 12일 서울 케이스포(KSPO)돔을 시작으로 9월 24, 25일 부산 벡스코, 10월 1~2일 대구 엑스코, 10월 22~23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 11월 12~1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 등에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송골매는 금번 투어를 투어 해외에 있는 팬들까지 만날 계획이다.
배철수는 "음악이라는 게 시간이 지나면서 발전해간다. 트렌드도 바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거의 오리지널하고 똑같은 편곡을 해서 연주를 하고 노래할 거다. 우리하고 함께 호흡했던 젊은 세대들, 지금은 마음만 젊으신 분들이 우리하고 같이 음악을 노래하고 듣고 그러면서 젊은 시절로 돌아갔으면 한다. 무대 위에 있는 우리도 그렇고 객석에 있는 분들도 같이"라며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이지만 젊은 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타임슬립 해보는 그런 느낌이다. 그래서 편곡은 100% 오리지널 그대로 할 거다"고 설명해 기대감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물론 노래는 100% 그대로 될지 모르겠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구창모 또한 '열망(熱望)'이라는 이름에 대해 묻자 "개인적으로 우리가 20대 때 갖고 있던 열망과 열정을 그대로 지금 이 시대로 갖고 와서 하고 싶은 열망"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전국투어 콘서트 '열망(熱望)'은 송골매의 마지막 콘서트로 알려지며 더욱 눈길을 모았다. 구창모는 "배철수 씨가 주로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배철 수 씨가 처음 재결합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라스트 앨범과 라스트 투어를 하자고 했다. 그때 물어보니 자기는 송골매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공연을 하고 싶고 앨범도 만들고 싶고, 생활 음악은 끝이라고 했다. 그런데 속으로 '그렇게 안될걸'이라고 했다. 나의 경우는 라스트는 아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면 배철수는 "세상 모든 일은 변하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면 위험하긴 하다. 이번 구창모 씨와 송골매 투어를 하고 해외 공연은 미국 LA와 뉴욕, 애틀랜타 세 곳을 내년 3월로 계획하고 있다. 그 공연까지 마치면 더 이상 음악은 안 하려고 확실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 현재는 그렇다"고 단호히 답했다.
그러나 구창모는 "현재는 그렇다"며 배철수의 은퇴 이야기에 딴지를 걸었다. 배철수가 "남의 말을 진지하게 듣지 않는다"며 투덜거리자 구창모는 "진지하게 들어서 그렇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랜만에 뭉쳤지만 송골매는 여전한 노래와 연주 퀄리티를 자신했다. 배철수는 "이번 음악감독이 나하고 송골매 7, 8, 9집을 같이 했다. 그 당시는 막내였는데 지금은 대한민국 베이스 연주자 중에는 이름을 대면 다 알 수 있다. 학교에서 후배 양성도 하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이태윤 감독이 음악 감독"이라며 깨알같이 자랑했다. 구창모는 "나는 연습하는 자체도 걱정했다. 과연 그때 그 기분이 나올까 싶었다. 연습하면서 표현은 잘 안 했지만 심장이 둥둥둥 뛸 정도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와닿더라. 그 느낌이 그대로 표현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이태윤 음악감독은 "세기의 명곡을 오리지널 두 분과 함께해 합주 멤버들이 소름이 돋았다고 하더라. 공통적인 의견은 '왜 이제야 하셨냐'였다. 구창모 씨는 보이스 칼라가 기름지고 너무너무 좋아지셨다. 1980년대 발표하셨던 앨범을 오리지널로 소화하셔도 될 것 같다. 배철수 씨는 예전하고 똑같다. 그때 그 필링과 감성, 보컬 능력이 아직도 건재하다"며 기대감을 더했다.
배철수의 친동생이자 음악 PD로 총연출은 맡은 배철호는 "이번 공연은 오리지날리티에 충실하다. 관객들이 레트로 감성과 40년 동안 발전된 화려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무대를 만들려고 한다. '송골매가 이런 그룹이었지'하는 추억을 되살리면서 성숙한 모습까지 함께 볼 수 있도록 공연을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한 송골매는 공연에 앞서 후배 뮤지션 그룹 엑소 수호, 그룹사운드 잔나비와 함께 리메이크 음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1980년대 발표된 송골매의 명곡들을 두 뮤지션만의 음악적 감수성을 담아 재해석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원곡을 기억하는 송골매의 동세대에게는 추억을, 지금 세대에게는 신선한 음악으로 다가가 세대 간 장벽을 허물며 폭넓은 음악 마니아층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구창모는 "감각이 송골매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새롭고 완전히 신선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철수 또한 "두 친구가 노래하고 있는데 부럽더라. 참 좋은 때다 싶었다. 우리도 저럴 때가 있었는데. 뭐라고 해야 할까. 젊고 반짝반짝할 때가 있었는데 저 친구들이 나를 보면 거의 뭐 아버님 보듯 보니까 '세월이 많이 흘렀구나'하는 생각이 든다"며 거들었다.
후배 뮤지션들은 물론 대중들에게 '전설의 록 밴드'라 불리는 송골매. 그러나 배철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우리가 전설이 되겠다고 전설이 되는건 아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다 보니 전설 비슷하게 됐다. 난 송골매가 전설이라는 생각까지는 못하겠다"며 "굉장히 꽤 열심히 밴드를 해온건 사실이다. 아직도 송골매를 기억해주시고 일부 분들이 전설이라고 해주시고 추앙해주시는 건 그냥 감사할 따름이다. 그래서 아까도 이야기드렸지만 그런 기대와 열망에 부응해야 할 텐데 그게 지금 현재 가장 선결과제다"고 겸손히 말했다.
마지막으로 구창모는 "우리를 사랑해주셨던 많은 팬 여러분,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셨던 모든 분들께 이 공연을 바치고 싶다. 여러분들이 기대해주시는 만큼 그 이상의 노력으로 좋은 노래와 좋은 무대, 좋은 추억을 여러분들께 돌려드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배철수 또한 " 최선을 다 한다는건 말은 쉽지만 참 어렵다. 나는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하겠다. 집에서 기타도 열심히 치고 노래도 열심히 해서 공연에 오신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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