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 시즌 KBO리그 최고투수는 김광현(SSG)? 안우진(키움)? 그런데 이 투수를 너무 몰라본다.
SSG 2선발 윌머 폰트다. 폰트는 7일 인천 롯데전서 8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10승(4패) 고지에 올랐다. 116이닝 동안 26자책에 110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평균자책점 2.02에 피안타율 0.175, WHIP 0.75.
최다이닝 및 WHIP, 피안타율 1위, 다승 및 평균자책점 2위, 탈삼진 3위. 14경기서 8승1패 평균자책점 1.37의 1선발 김광현보다 평균자책점만 차이가 있을 뿐, 오히려 우위를 보이는 부문이 많다. 올 시즌 KBO리그 최고 외국인선수이자 최고투수다.
특히 폰트는 올 시즌 17경기 중 14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수립했다. 심지어 5월7일 키움전부터 6월24일 NC전까지 9경기 연속 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의미하는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14경기 중 퀄리티스타트+가 무려 12경기. 기본적으로 7이닝을 보장하는 투수다.
2차 스탯을 봐도 엄청난 위력이 드러난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 4.88로 투수 1위이자 전체 2위(전체 1위 키움 이정후-5.26). 승리확률기여도 3.04로 투수 1위, 조정평균자책점 202.9로 2위다. 수비무관평균자책점만 2.75로 7위. SSG의 뛰어난 수비의 덕을 보긴 했다.
폰트는 2021시즌에도 좋은 투수였다. 25경기서 8승5패 평균자책점 3.46. 패스트볼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공을 던졌지만 제구 기복이 있었다. 어깨와 옆구리 등 부상 이슈도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건강하다. 그리고 제구 기복이 거의 사라졌다. 작년에는 157개의 삼진을 잡으며 사사구 51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110개의 탈삼진을 잡으면서 17개의 사사구만 내줬다.
흥미로운 건 올 시즌 폰트가 줄곧 “탈삼진 욕심을 버렸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자 역설적으로 작년보다 탈삼진 페이스가 더욱 가파르다. 적은 투구수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데 중점을 두면서, 경기흐름에 맞게 효율적인 투구를 하는 법을 깨우쳤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삼진도 많이 잡는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작년 149.3km서 올해 148.4km로 살짝 떨어졌다. 슬라이더, 커브, 투심 비중을 줄였으나 포심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다. 맞춰 잡는 투구를 하되 포심에 대한 믿음은 여전히 강하다.
김광현이라는 최고 토종에이스가 합류하면서 부담이 줄어든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작년에는 선발진에 부상자가 속출하는 상황서 에이스로 뛰며 책임감이 컸다. 그럼에도 폰트는 순번상 1선발이다. 올 시즌 SSG는 폰트가 나온 다음 날 김광현이 나가는 순번을 유지한다. 사실 이쯤되면 김광현과 폰트를 굳이 1~2선발로 나누는 것도 의미 없다. 둘 다 1선발이다.
올 시즌 SSG는 아무래도 불펜이 선발보다 살짝 무게감이 떨어진다. 때문에 폰트가 매번 7이닝을 안정적으로 소화하는 게 불펜 에너지 비축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여러모로 SSG의 선두질주에 엄청난 지분을 차지한다. 김광현만큼 훌륭한 시즌이며, 시즌 MVP 후보로도 손색없다. 김광현과 안우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는 게 신기할 정도다.
[폰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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