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수비력은 이미 국가대표로 검증을 받았고 이제는 펀치력까지 더해 팀에서 비중이 더 커졌다.
지금 생각해보면 LG가 오지환(32)과 4년 총액 40억원에 FA 재계약을 맺은 것은 행운에 가깝다. 100억 계약이 난무하는 세상이라 그런지 오지환의 계약은 염가로 다가온다. "FA도 타이밍이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오지환의 내구성이야 이미 증명된 것이다. 올해도 그는 쉬지 않고 달린다. 팀이 치른 79경기에 모두 출전한 오지환은 역시 KBO 리그 유격수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했고 수비 이닝을 봐도 역시 가장 많은 659⅔이닝을 소화했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오지환은 주장이라는 책임감이 더하면서 언제나 출전 의지를 불태우는 선수로 유명하다. 현재 LG에서의 비중을 볼 때 오지환이 앞으로도 큰 부상이 아니고서는 지금처럼 많은 시간을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LG가 스윕에 성공한 삼성과의 대구 3연전에서는 오지환의 비중을 읽을 수 있다. LG는 3연전 첫 날에는 케이시 켈리의 호투 등을 앞세워 삼성을 4-1로 제압했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는 초반부터 1-8로 밀리면서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차근차근 따라간 LG는 8회초 오지환의 동점 투런포에 힘입어 9-9 동점을 이뤘고 9회초에 터진 유강남의 역전 솔로포로 10-9 대역전승을 품에 안았다. 만약 벌어진 점수차로 인해 오지환을 교체했다면 LG가 승리할 수 있었을까.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 LG가 5-4로 겨우 앞선 3회말 2사 1루에서 강민호의 안타성 타구를 엄청난 점프로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친 오지환은 4회초 2사 1루에서는 우중간 외야를 꿰뚫는 적시 3루타를 작렬, 팀에 6-4 리드를 안기는가 하면 8회초 1사 1,3루 찬스에서는 우월 3점홈런을 작렬, LG가 11-6으로 리드하면서 완전히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공격과 수비 모두 오지환의 비중이 크다는 것을 증명한 3연전이었다. 시즌 타율은 .246로 낮지만 홈런은 벌써 13개를 때려 팀 타선에 큰 힘을 불어넣고 있다. 김현수 다음으로 홈런이 많은 타자다. 이러니 어찌 오지환이 쉴 수 있겠는가. 거기에 출전 의지까지 강하니 그의 출전 빈도는 계속 높아질 수밖에.
류지현 감독은 새 외국인타자 로벨 가르시아가 입단하면서 "가르시아가 내야에서 여러 포지션이 가능한 선수로 팀 구성상 여러 방향으로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면서 "2루수와 3루수도 가능하지만 유격수도 가능한 선수다. 오지환이 피로도가 누적되면 활용할 수 있는 카드도 된다"라고 오지환의 체력 관리가 필요할 때는 가르시아를 유격수로 투입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류지현 감독의 말을 전해 들은 오지환은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라면서도 "하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 가끔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경기에 나가지 않는 것은 선수로서 말이 안 되는 일이다"라고 출전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지금 LG에서의 비중을 따지면 오지환은 가르시아가 1군 엔트리에 합류하더라도 '쉬는 시간'이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 LG는 이런 선수를 4년 동안 40억원에 쓸 수 있다.
[오지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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