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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버스 운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대표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양환승 부장판사 심리로 7일 열린 박 대표의 첫 공판에서 검찰은 “위력으로 버스 운행에 관한 업무를 방해했다”며 “피고인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4월8일 서울시 종로구 소재 마로니에공원 앞 버스정류장에서 신고없이 집회를 개최하고, 정차한 버스 앞문과 자신의 몸을 쇠사슬로 연결해 묶는 등 버스 운행을 방해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대표 측 변호인은 이날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인은 “신고 없이 (집회가) 이뤄지긴 했지만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됐고, 명백한 위험을 초래하지 않은 평화적 집회이자 시위였다는 점에서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시위가 아니다”라며 “사건 행위 자체가 헌법이 보호하는 집회이자 시위로 기본권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애인 이동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현실을 절실하게 알리고 예산 확보 등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하는 과정에서 행위가 이뤄진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박 대표는 최후 진술에서 “오늘 법정에 오는 데 2시간이 걸렸다”며 “비장애인의 이동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기 때문에 국민으로서 불평등과 차별 문제에 대해 저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버스에 올려달라고 했는데, 버스 운전사가 올려줄 시도도 안 하고 요청을 거부한 것”이라며 “제 행위는 정당했고, 국민으로서 최소한의 의견을 표현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양 부장판사는 재판 말미에 “유무죄 판단과 관계없이 이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장으로서 한 마디 드리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 중 육체적·정신적으로든 장애로 고통을 받거나 불편을 겪고 계신 분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전장연에서 하는 권리 주장 취지엔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고 본다. 저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아울러 “피고인께서 권리 주장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장애인 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권익도 신장된 것으로 안다”면서도 “지금의 방법이 일반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나아가 “피고인께서 추구하는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수단·방법이 모두 다 정당한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권리 주장이 국민들로부터 공감이 돼야 전장연이 추구하는 목적도 쉽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날 당시 상황이 기록된 버스 내부 블랙박스 영상 등 증거조사를 한 뒤 재판을 종결했다. 선거 공판은 오는 8월18일 진행될 예정이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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