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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쯤되면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선발진의 전반기 성적은 ‘폭망’이라고 봐야 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8일(이하 한국시각)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서 3-8로 완패했다. 선발투수 앤서니 반다가 ⅓이닝 2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오프너였다. 1이닝만 소화해도 되는데 그게 안 됐다. 뒤이어 등판한 체이시 로렌스가 2⅔이닝 5실점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건넸다. 45승39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
토론토의 이날 패배는 꽤 뼈아프다. 이제 ‘알동’ 선두경쟁에선 완전히 밀려났다. 와일드카드레이스에서 최소 3위를 지켜야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다. 토론토가 딱 마지노선에 위치한 상태다. 그러나 하필이면 와일드카드레이스 4위 시애틀에 지면서 시애틀과의 격차가 3경기로 줄어들었다.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올해 알동이 너무 세다. 선두 뉴욕 양키스는 천상계이고, 탬파베이 레이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와일드카드 1~2위를 달린다. 다만, 토론토로선 지난 겨울에 투자한 것에 비해 성적이 안 난다고 봐야 한다.
기본적으로 타선이 작년만큼 폭발적이지 않다. 그래도 근본적인 원인은 마운드다. 지난 겨울 2억7700만달러(호세 베리오스-7년 1억3100만달러 연장계약, 케빈 가우스먼-5년 1억1000만달러 FA 계약, 기쿠치 유세이-3년 3600만달러 FA 계약)를 쏟아부어 새롭게 구축한 선발진이 전혀 몸값을 해내지 못한다.
토론토의 올해 팀 평균자책점은 4.13으로 아메리칸리그 13위다. 최하위권이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4.06으로 8위. 아주 나쁜 건 아니지만, 들인 돈을 생각하면 ‘폭망’에 가까운 수치다. 베리오스가 17경기서 6승4패 평균자책점 5.44로 실망스럽다. 7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서 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모처럼 잘 던졌다. 그러나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믿었던 가우스먼은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는 측면이 있다. 16경기서 6승6패 평균자책점 2.86으로 괜찮은 활약. 그런데 3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서 완더 프랑코의 타구에 발목을 맞는 불운이 추가됐다. 토론토가 8일 시애틀전서 오프너를 쓴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은 본래 가우스먼의 등판일이었다. 그나마 다음 등판은 가능하다. MLB.com에 따르면 골절은 없고 뼈에 멍이 든 상태다.
기쿠치도 너무 실망스러운 행보다. 가우스먼과 함께 팀에서 가장 많은 16차례나 선발 등판했으나 3승5패 평균자책점 5.12다. 65이닝 소화에 그쳤으며, 사사구를 무려 47개나 기록했다. 사사구가 적으면 난타 당하는 경우가 잦았다. 선발투수로서 안정감이 크게 떨어졌다. 결국 기쿠치는 이날 목 부상으로 15일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재정비 차원의 이탈이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류현진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달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시즌을 접으면서 올해 팀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했다. 올 시즌 6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5.67. 정상적이라면 10경기는 더 던져야 했으나 건강 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
이들 4인방의 몸값을 더하면 무려 3억5700만달러(4640억원 2860만원). 전반기만 보면 토론토는 4640억원을 허공에 날린 것이나 다름없다. 단순히 가을야구에 만족하지 않는 팀이라면 특급 투자는 필수다. 그러나 모든 투자가 성공으로 귀결되는 건 아니다. 토론토가 4640억원을 회수하려면 우선 베리오스와 기쿠치의 부활이 필수다.
[토론토 선발투수들.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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