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이제 야구가 재미있는 것 같다. 지난 등판(2일 인천 SSG전)부터 재미있었다.”
사람은 인생을 통해 나름의 재미를 찾는 것에서 그 가치를 확인한다. 야구선수에게 재미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측면에서 중요한 모멘텀이다. 그런 점에서 KIA 2년차 좌완 이의리는 고무적이다. 실전을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의리는 올 시즌 17경기서 5승6패 평균자책점 4.18. 평범한 기록이다. 아직 기복이 있지만, 연차 대비 각 구종의 완성도, 경기운영능력이 수준급이다. 여전히 미세한 지점에서 노련함이 떨어진다는 평가지만, 시간과 경험으로 해결될 수 있다.
6월 5경기서 1승3패 평균자책점 6.51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7월 2경기서 순항한다. 1승1패 평균자책점 4.15. 그래도 2일 인천 SSG전 6이닝 5피안타 10탈삼진 1볼넷 3실점, 7일 광주 한화전 7이닝 2피안타 7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 괜찮았다.
시즌 초반에는 패스트볼로 밀어붙이는 경기가 많았다. 패스트볼 구위 자체가 보통의 저연차와 확실히 다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작년 145.4km서 올해 145.8km로 조금 올랐다.
올 시즌에는 패스트볼 비중을 조금 올린 대신 체인지업 비중을 확 줄였다. 그리고 커브와 슬라이더의 비율이 비슷하다. 특히 커브를 섞으면서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기 시작했다. 코스와 타이밍 승부가 모두 되면 특급투수 반열에 오를 수밖에 없다.
알고 보니 조력자들의 조언을 잘 받아들였다. 이의리는 “작년부터 커브가 좋은데 왜 안 쓰냐고 하는 선배님이 많았다. 올해는 커브를 잘 쓰고 있다. 작년보다 전체적으로 괜찮은 것 같다. 세게 던지니까 구속도 더 나온다”라고 했다.
다만, 패스트볼이 손에서 ‘스윽~’빠지는 경우가 나오면서 피홈런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SSG 추신수, 한화 김이환을 상대할 때 모두 그랬다. 올 시즌 피홈런이 13개로 다소 많다. 이의리는 “공이 밀려들어가는 일이 없어야 한다”라고 했다.
김종국 감독은 “실투 하나가 홈런으로 연결되곤 한다. 고척에선 (이)정후가 잘 쳤고 인천에선 (추)신수가 너무 어려운 볼을 잘 쳤다. 실투 하나로 홈런이 나와서 그렇지 공도 좋고 잘 던지는 것 같다. 그런 고비만 넘기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이의리는 완급조절을 할 때, 지나치게 패스트볼을 살살 던질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양한 변화구로 타이밍을 빼앗는 능력이 있으니 패스트볼만큼은 강하게 던져도 된다는 포수 박동원의 조언이 있었다. 패스트볼을 강하게 구사할 때 이득이 더 많다.
이의리는 “동원 선배님이 전력으로 가자는 말을 많이 한다. 세게 던지다가 안타를 몇 개 맞겠냐고 했다. 세게 던지니 정말 그렇더라. 물론 섬세한 부분을 더 다듬어야 하지만, 이제 야구가 재미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야구선수, 특히 선발투수의 노하우를 하나, 둘 익혀가면서 자연스럽게 야구에 대한 재미를 느낀다. 물론 최근 은퇴식을 가진 박용택은 현역 시절 즐기면서 야구를 한 적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의리도 테크닉, 노련미가 절정에 이르면 또 다른 산에 부딪히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야구는 쉽지 않다. 그러나 1~2년차 단계에서 재미를 느끼며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다. 이의리가 든든한 조력자들 속에서 폭풍성장 한다.
[이의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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