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공이 빠른 투수들이 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이 6년만에 돌아온다. 최근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MLB.com을 통해 2023년 3월에 열릴 WBC 일정과 방식, 조별리그 편성을 일괄 발표했다. 한국은 일본, 호주, 중국, 예선통과국과 함께 B조에 속했다.
최근 몇 년간 여러 이유로 위축된 한국야구에 내년 WBC는 위기이자 기회다. 충실한 준비, 투명한 과정, 좋은 경기력과 성적을 보여주면 야구 소비자들의 마음을 좀 더 돌려놓을 수 있다. KBO는 WBC 준비에 사활을 걸 예정이다. 11일 염경엽 기술위원장 선임을 필두로 기술위원들을 발표했다.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일본과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남미국가들과 유럽도 종이 한장 차이라는 게 최근 국제대회서 증명됐다. 한국은 작년 도쿄올림픽서 승패를 떠나 일방적인 리드를 잡고 풀어간 경기가 거의 없었다. 2006년 WBC 4강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15 프리미어12 우승은 오래된 과거일 뿐이다.
외부인의 시선이 궁금했다. 베네수엘라 국적의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2019 프리미어12서 베네수엘라 대표팀을 이끈 경력이 있다. 2016~2019년에는 메이저리그 밀워크 브루어스 수비코치를 지냈으며, 마이너리그 지도자 경력은 훨씬 풍부하다. 세계야구의 흐름 변화에 정통하다.
수베로 감독은 10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기본적으로 한국이 준비를 철저히 하면 충분히 국제대회서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단기전은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과거 한국이 국제대회서 정상에 오른 이력이 있지 않나. 공수주에서 보탬이 되는 타자들도 있고, 투수력도 굉장하다”라고 했다.
다만, 두 가지 포인트를 제시했다. 우선 “단기전은 기복이 없는 선수가 많은 팀이 승리 확률이 높다”라고 했다. 사실 WBC는 각국의 프로리그 시즌 개막 이전에 치러지는 시기의 특성도 무시할 수 없다. 이름값 높은 선수라도 경쟁력을 미처 못 보여준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말 그대로 짧은 승부이니 대회 기간 내내 고도의 응집력과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를 뽑는 게 중요하다.
또 하나는 역시 투수력이다. 수베로 감독은 “단기전의 키는 피칭이다”라고 했다. 여기에 디테일을 더했다. 한국이 일본을 넘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걸 아는 듯 “국제대회서 일본에 강했던 국가들은 피칭으로 누르는 모습이 있었다. 공이 빠른 투수들이 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나 일본만큼은 아니지만, KBO리그도 최근 공이 빠르면서 잠재력이 높은 투수의 등장이 하나, 둘 늘어나는 추세다. 올 시즌 157~158km의 빠른 공에 업그레이드된 변화구 구사능력과 경기운영능력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안우진(키움)은 물론, 세이브 1위를 달리는 고우석(LG)이 대표주자다.
특히 안우진은 ‘아픈 과거’ 탓에 다가올 겨울 WBC 대표팀 발탁 여부가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규정상 안우진의 WBC 출전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새로운 일본킬러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일본야구에 안우진은 미지의 선수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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