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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배운다.”
KIA ‘슈퍼루키’ 김도영에게 류지혁과 박찬호는 단순히 경쟁자가 아니다. 동반자이자 멋진 선배다. 김도영이 시범경기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타격왕에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류지혁, 박찬호와의 팀 내 교통정리가 화두에 떠올랐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전반기 내내 공존, 공생관계였다. 김도영은 개막전 리드오프 겸 3루수를 꿰차며 김종국 감독의 대대적인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4월 한달간 급격한 성장통을 겪자 백업으로 밀려났다.
5월부터 유격수 박찬호-3루수 류지혁 체제가 자리매김하면서 KIA도 급상승세를 탔다. 팀이 다소 침체하기 시작한 6월에도 박찬호-류지혁 체제는 공고했다. 그러나 류지혁이 6월 중순 이후 타격페이스가 많이 떨어지고 잔부상도 있었다. 기온도 올라가면서 박찬호와 류지혁의 체력관리가 중요한 상황.
김 감독은 일찌감치 김도영의 활용폭 증가를 예고했다. 5월부터 6월 초까지 타석 수가 급격히 줄었지만, 6월 말부터 다시 출전기회가 늘어났다. 최근에는 김도영이 주전 3루수라고 봐도 될 정도로 류지혁과의 역학관계가 뒤집혔다.
마침 김도영은 7월 들어 맹활약한다. 최근 10경기서 타율 0.368로 폭주했다. 경기당 1~2개의 안타에 3루 수비도 완벽하게 적응했다. 주루에서도 특유의 센스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과장을 보태 ‘제2의 이종범’ 같은 모습이 언뜻언뜻 보인다.
그런 김도영은 최근 활약의 비결을 류지혁과 박찬호, 두 선배의 공으로 돌려 눈길을 모았다. 김도영은 10일 광주 한화전을 앞두고 “지난 3개월간 지혁 선배님과 찬호 형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안 풀렸을 때 ‘2군에 가면 어떨까’하고 생각해봤는데 선배님들이 무조건 참고 버티라며, 무조건 여기에 있는 게 좋다고 격려해줬다. 힘들었지만 잘 버텨냈다. 큰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실제 KIA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보면 류지혁과 박찬호가 덕아웃에서 김도영에게 짧은 격려나 조언을 해주는 모습이 몇 차례 보인다. 이들이 단순히 경쟁관계가 아닌, ‘팀 타이거즈’로 강하게 연결돼 있다는 증거다.
김도영은 “정말 지혁 선배님과 찬호형이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타석에서 유인구에 속지 않는 것에 도움을 얻는 등 자잘한 말씀을 많이 해줬다. 오히려 내게 눈치도 안 주시고 잘 할 수 있게 도와줘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류지혁은 “처음에는 도영이가 못 다가왔다. 이젠 먼저 물어보기도 한다. 많이 챙겨준다. 영원한 주전은 없다. 잘 치는 선수도 언젠가 감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 결국 잘 하는 사람이 나가는 것이다. 경쟁이라기보다 한 마음 한 뜻으로 서로 돕는 사이”라고 했다.
류지혁과 박찬호는, 알고 보면 정말 멋진 선배다. 그렇게 타이거즈가 밝은 미래를 꿈꾼다.
[류지혁(위), 박찬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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