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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류현진의 동료' 알레한드로 커크가 빅 리그 데뷔 3년 만에 올스타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을 맺은 당시 가치가 7500만 달러(약 1000만원) 불과했지만, 성공 신화를 제대로 써 내려가고 있다.
커크는 173cm의 작은 키에 111kg의 뚱뚱한 체형의 포수다. 큰 키에 근육질 몸매로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선수들과는 정반대의 몸매다. 하지만 커크는 올 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2019시즌을 싱글A에서 마친 커크는 코로나19로 인해 단축시즌이 진행된 2020시즌 '깜짝' 메이저리그의 부름을 받고 데뷔전을 치렀다. 커크는 단 9경기에서 타율 0.375 OPS 0.983를 기록하며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커크는 '1라운드 유망주' 리즈 맥과이어(화이트삭스)를 밀어냈고, 올해 '주전 포수' 대니 잰슨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주전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77경기에서 75안타 10홈런 33타점 타율 0.309 OPS 0.876을 기록하며 '펄펄' 날고 있다. 뚱뚱한 체형보다는 야구 성적으로 존재감을 키워가는 중이다.
'인생 시즌'을 보내고 있는 커크는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생애 첫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감독 추천도 아닌 팬투표를 통해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커크는 아메리칸리그에서 애런 저지(약 243만표), 마이크 트라웃(약 213만표)에 이어 185만 7650표를 손에 넣으며 최다득표 3위를 마크했다.
풀타임 시즌을 치러보지 않았고, 크게 주목을 받던 유망주도 아니었던 커크가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면서 그의 성공 스토리가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캐나다 '스포츠넷'은 커크가 토론토에 입단하면서 지금까지의 스토리를 전했다.
커크의 영입은 말 그대로 '행운'과 같았다. 토론토는 2015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무려 390만 달러(약 51억원)나 썼다. 재능에 꽃을 피운 지금의 게레로에게 큰 계약은 아니었지만, 재능만 믿고 쓰기에는 매우 큰돈이었다. 토론토는 이 과정에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페널티를 받았다.
토론토는 2016년 국제아마추어를 영입할 수 있는 금액이 불과 30만 달러(약 4억원)에 불과했다. 게레로 주니어라는 엄청난 선수를 영입했지만, 추가로 유망주를 품기에는 터무니없는 금액이었다. 이 과정에서 행운이 따랐다. 토론토 스카우터는 선수를 보기 우해 멕시코에 갔고, 우연치 않게 커크를 발견했다.
체형 조건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강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리는 커크가 눈에 제대로 들었다. 그리고 토론토는 커크를 단돈 3만 달러(약 4000만원)에 영입했다. 심지어 3만 달러 중 2만 2500달러(약 3000만원)은 커크가 몸담고 있던 멕시코 팀으로 향했다. 커크의 주머니로 들어간 돈은 7500달러(약 1000만원)에 불과했다.
커크에게 투자한 금액을 고려하면 토론토도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커크는 현재 제대로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는 중이다. 수비에서의 약점을 보완했고 데뷔 3년 만에 올스타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선구안이 좋고 삼진을 잘 당하지 않는 타자였던 커크는 올 시즌 삼진(29개)보다 볼넷(32개)이 많다. 1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삼진보다 볼넷이 많은 선수는 커크와 호세 라미레즈(클리블랜드 가디언스), 후안 소토(워싱턴 내셔널스), 알렉스 브레그먼(휴스턴 애스트로스)뿐이다. 세 선수는 모두 MVP 투표에서 2위까지 오른 경험이 있는 'MVP급' 선수들이다.
몸값이 7500달러에 불과했던 커크는 이제 리그의 '별'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 23세로 어린 커크가 향후 어떠한 선수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알레한드로 커크.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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